서울시에서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서울역 7017 프로젝트’(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의 청사진이 지난 5월 13일 공개됐다. 고가를 공중 정원화 시키는 계획으로, 네덜란드 건축가인 위니 마스Winy Mass, MVRDV의 안이다.
그러나 사업 주체인 서울시가 여론을 수렴하지 못한 채 강행해온 이 사업은 당선작이 발표된 후에도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이에 지금까지의 추진 경과와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사안들을 짚어보고자 한다.
서울역 고가, 철거에서 존치로
1970년, 서울의 동부와 서부를 연결하기 위해 건설된 서울역 고가는 근대 서울의 얼굴을 담고 있는 역사유산이자 한강의 기적으로 대변되는 경제 성장의 상징이며 추억의 공간이다.
하지만 준공 후 40여 년이 지나면서 교각에 균열이 일어나고 교량 상판이 파손되는 등 주요부위에서 심각한 노후화 현상이 발견됐다.
2006년 이뤄진 정밀안전진단에서는 긴급 보수·보강이 필요하거나 사용 제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D등급을 받아, 2009년부터는 버스를 비롯한 대형차량의 운행도 전면 통제됐다. 이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재직 시절, 현재의 고가를 철거하고 대체도로를 세우며, 서울역 일대에 국제컨벤션센터 등을 건설하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 기본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경기침체로 고가 교체에 따른 비용부담이 문제가 되면서 사업은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당초 2010년으로 예정돼있던 철거 시점은 2015년으로 미뤄졌다. 그러나 언젠가 철거되리라는 사실에는 변화가 없는듯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했던 고가가 기사회생한 것은 지난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고가 재활용의 구조 안전성 및 사업효과 분석을 시행한 결과를 토대로, 고가를 공원화시키겠다는 계획을 민선 6기 공약으로 내걸면서부터다.
그리고 작년 9월, 뉴욕 하이라인 공원을 시찰한 박 시장이 서울역 고가를 하이라인을 넘어서는 사람 중심의 보행공간으로 재생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힌 뒤 사업은 더욱 급물살을 탔다.
올 1월에는 서울역 고가 일대 통합 재생 방향을 제시한 ‘서울역 7017 프로젝트’가 발표됐다. ‘1970년’에 만들어진 ‘17m’ 높이의 고가. ‘1970년’에 만들어져 ‘2017년’에 다시 태어나는 고가. ‘1970년’ 차량길에서 ‘17’개의 사람길로 재탄생하는 고가. 세 가지 의미를 담아 명명한 프로젝트다. 사업의 핵심은 서울역 고가와 서울의 관문인 서울역을 중심으로, 낙후된 서부역 주변과 사대문 안 도심을 연계하고 아우르는 것.
이와 함께 서울시는 사업의 구체적인 밑그림을 구하고자 국제 지명현상설계를 시행했고 최근 그 결과가 발표됐다. 지금까지 서울역 고가 사업이 거쳐온 경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