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의 현대화가 화두로 떠오른 지 오래다. 그러나 높아져 가는 관심과 기대심리에 비해 진척은 더뎠다. 매번 한옥의 현대화에 대한 논의는 전통 양식을 계승했는가 아닌가, 그것은 진정한 한옥인가에 대한 소모적 논쟁으로만 귀결됐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13일 서울 한성백제박물관에서는 이러한 논의를 보다 실천적 방향으로 진전시킬 수 있었던 고무적인 자리, ‘2012 한옥기술개발 포럼’이 마련됐다. 국토해양부와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의 지원으로, 명지대학교 한옥기술개발연구단이 추진 중인 신한옥기술 개발연구의 배경과 필요성을 들어보고 지금까지의 성과를 점검해 볼 수 있었던 자리였다.
2009년 하반기에 시작된 이 연구사업의 목표는 한옥 보급이다. 높은 건축비와 낮은 주거 성능은 한옥이 보급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때문에 한옥기술개발연구단은 한옥과 최신 기술의 접목을 한옥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대안으로 보고, 이를 위한 다양한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개발된 기술을 집약해 전통 한옥의 멋은 유지하되 새로운 주거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신한옥을 제안함으로써, 한옥에 대한 인식개선과 한옥 보급이라는 궁극적인 목표에 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4년의 일정으로 계획된 1차 연구는 총 네 개의 부문으로 나누어 진행 중이다. 첫째, 생산 및 시공기술 부문, 둘째, 설계기술 부문, 셋째, 성능기술 부문, 넷째, 정보구축기술 부문이다. 각 부문별 연구기관으로는 명지대학교,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 전남대학교, 서울대학교가 선정되었으며, 금성건축, 해안건축, 범건축, 한샘 등, 약 30여 개의 전문 기업이 연구에 참여해 실제적인 기술 개발에 힘을 보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