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3-01-21
건축가의 습관
예술과 실용 사이
사회 각 분야 전문가의 습관을 책으로 묶어 내는 좋은 습관 시리즈, 24번째 이야기는 건축가 편이다. 김선동은 1인 설계사무소를 운영하는 10년 차 젊은 건축가로, 그의 습관을 통해 건축 업계의 생생한 이야기와 노하우를 전한다. 작가는 ‘글 쓰는 건축가‘를 지향해 블로그와 SNS를 운영하며 글과 스케치로 대중과 소통한다. 2021년에는 건축을 소재로 한 소설 ‘COMPETITION’을 출간하며, 글 쓰는 건축가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그가 추구하는 건축 철학은 ‘단순함 속에 단단함’이다. 복잡하고 현란하지 않지만, 기본을 지키는 건축, 그러면서도 합리적인 건축이 대중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책의 부제목처럼 예술과 실용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아 집을 짓는 것을 추구한다.
책의 본문은 ‘건축가의 습관‘과 ‘못다 한 건축이야기‘로 구성된다.
‘건축가의 습관‘은 저자의 경험을 통해 건축가가 가져야 할 습관 18가지를 소개한다. 스케치, 관찰 등 게을리하기 쉬운 기초적인 습관부터 조율, 홍보 등 현업에 필요한 노하우까지 세세하게 자신의 습관들을 언급하며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 속에서 실제 건축가는 어떤 일을 하는지 간접 체험하고, 건축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태도와 습관을 지녀야 하는지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작가는 본문의 ‘글쓰기‘ 장에서 자신이 글을 쓰는 것은 자신만의 건축 철학을 만들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홍보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예술가로서의 건축가가 말하는 형식적이고 조언이 아니라, 직업으로서의 ‘건축가‘로서 말하는 현실적인 조언이다. 이처럼 ‘건축가의 습관‘은 친근하고 실용적인 내용을 다룬다.
마지막 장 ‘못다 한 건축 이야기‘는 기성 건축가들이 대답을 회피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제법 솔직하고 간결하게 답한다. 또한, 땅의 매입부터 완공까지의 과정을 건축가가 아닌 건축주의 관점으로 서술한다. 설계뿐 아니라 경제적, 행정적 절차까지 다루고 있어, 학교나 책에서 배울 수 없던 진짜 건축 현장을 간략하게 간접 체험할 수 있다.
이 책은 건축 이론서가 아닌 건축 분야의 현직자가 노하우와 경험담을 들려주는 책이다. 대화하는 듯한 친근한 말투와 쉬운 내용으로 더욱 편안하게 다가간다. 독서가 아니라 마치 선배나 젊은 교수에게 진로 상담을 받는 느낌을 독자에게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