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 식물원 입구 파빌리온
에디터 전효진 차장 글 김소원 편집 한정민
자료제공 펠레티에 드 퐁디네
캐나다 몬트리올 식물원에서는 자연의 색감과 멋스럽게 어우러지는 코르텐강 파빌리온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식물원 부지에 조성된 메종뇌브 공원과 곤충관을 연결하는 길 위, 사람들의 발걸음이 지나는 사이에 서서 사람들의 시선 안으로 자연스레 들어온다. 삼각형 평면의 파빌리온은 풍경 속 소실점처럼 집중되고, 이동의 흐름을 조절하도록 설계되었다. 입구 한쪽으로 들어가 반대쪽으로 나가면서 양쪽에 각각 자리한 식물원과 곤충관 입구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동선을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단순한 삼각형과 사각형의 조합, 특히 모든 표면을 균일하게 덮는 코르텐강의 단일 소재는 원시적인 특성을 잘 드러낸다. 삼각형 평면의 꼭지점은 넓은 사각형 지붕을 받치는 기둥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기하학 형태들이 서로 기대고 지지하는 구조에서 생긴 넓은 처마는 강한 햇빛과 궂은 날씨를 막는다. 한편으론 공간을 하나의 영역으로 덮으며 풍경의 연속성을 만들기도 한다. 기온이 적당한 때에 슬라이딩 도어를 열어 두면 지붕 아래 내부와 외부의 경계 없는 공간이 펼쳐진다.
건물은 주변을 향해 활짝 열려 있다. 방문객은 이곳의 기온과 바람을 느끼고, 경쾌한 새소리를 듣고, 숲속 자연의 내음을 맡으며 관람 계획을 세우고 입장권을 구매하거나 안내 카운터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는다. 입구와 출구 구역은 사람이 붐비는 시간대에 잠시 대기하는 쉼터가 되고, 여러 우연이 겹치는 만남의 장소가 된다.
건축가는 식물로 뒤덮인 폐허의 이미지를 지닌 18~19세기 영국 정원을 참조했다. 이는 지배적인, 불완전한, 숭고한 자연, 그리고 잃어버린 자연 세계를 향한 향수를 표현하는 낭만주의 운동과 깊이 연관된다. 건축이 식물과 다른 생명체에 점령당한다는 것은 곧 건축과 자연의 공생을 뜻하는 것. 건축이 생명체의 물리적 지지대가 되는 생산적인 관계를 보여주는 셈이다.
코르텐강은 시간이 지나면서 마모되고 풍화되어 드러나는 그 나름의 멋이 짙어진다. 외피는 덩굴 식물이 자라나는 데 필요한 지지면이 되고, 개구부의 크기는 덩굴 식물이 들어가고 나가는 동선을 설정하는 공간의 틈으로 설계되었다. 코르텐강이 점차 산화되고, 구조물이 덩굴 식물에 뒤덮이는 과정에 따라 파빌리온의 외관은 꾸준히 변해갈 것이며, 자연에 점차 지배당하며 자연과의 공생 관계를 완성하게 될 것이다.
Project name: Botanical Garden Entrance Pavilion / Location: 4101 Sherbrooke St E, Montreal, QC H1X 2B2, Canada / Architect: Pelletier de Fontenay / Civil, structure, mechanical engineer: EXP / Landscape architect: Lemay / Client: Ville de Montréal / Site area: 9697m2 (entrance site of Parc Maisonneuve) / Bldg. area: 142m2 / Gross floor area: 72m2 / Completion: 2023 / Photography: ©James Britt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