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오라
언덕은 을왕리와 왕산 해수욕장을 내려다보기에 이상적인 장소다. 그 언덕의 대지에 박혀 있는 듯도 하고 땅에서 솟아오른 듯도 한 지붕이 하늘과 맞닿은 채 바다를 조망하고 있다. 멀리 바다 끝에 나 있는 수평선을 향하는 시선은 건축이 존재하는 이유처럼 느껴진다. 나누어져 있고 흩어져 있는 각 공간들의 모든 지향점이 동일한 그곳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건축은 한마디로 ‘바다를 바라보는 틀’로 정의할 수 있다.
고층의 콘도미니엄이 대지 바로 앞을 가로막고 서 있어서 거침없는 조망이 가능한 각도를 찾아 틀은 자연스럽게 두 방향으로 나뉘게 된다. 큰 틀은 왕산 해수욕장을 향하고 조금 작은 틀은 을왕리 해수욕장을 향한다. 이 두 개의 틀은 모두 주차장 상부에 자리하는 목재 데크 위에 앉혀져 있다. 틀은 가급적 건축의 형태를 버리고자 애쓰는 모습이다. 언덕과 숲이라는 주변을 배경으로 단순한 형태, 추상적인 이미지를 가지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틀의 재료마저 노출콘크리트 하나만을 택하여 단순화시켜 놓고 있다.
틀의 방향이 바다를 향하는 것처럼 틀의 내부 마감재 역시 동일한 지점을 향한다. 알루미늄 앵글로 마감된 벽, 알루미늄 루버로 마감된 천장이 모두 내부에서 반외부의 발코니 공간으로, 다시 바다로 뻗어 나가고 있다. 내부와 외부 모두에 적용된 목재 바닥재 역시 마찬가지다. 목재패널 바닥 패턴이 벽과 천장과 동일한 방향이다 보니 강조된 그 느낌이 마치 수평선을 향해 공간이 질주하는 듯하다. 양 옆으로 펼쳐져 있는 평면의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깊이 있게 다가오고, 실제보다 훨씬 더 확장된 듯 느껴지는 이유다.
2층이 1층 위에 떠 있는 구성이다 보니, 1층에서는 높은 천장고가 제안하는 시원스레 펼쳐지는 조망을 만끽할 수 있다. 게다가 1, 2층 모두 바다 방향을 전면 유리로 마감해 놓고 있어서 어느 지점에서나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는 산 능선과 바다와 하늘을 놓치지 않고 감상할 수 있다. 하루해가 밝았다가 감빛 노을을 남기며 서서히 사라져 가는 풍경, 또 칠흑처럼 어두운 밤이면 반대로 건축이 빛이 되어 밤바다를 밝히는 모습, 카페는 온종일 바다와 표정을 주고받으며 대화를 이어간다.
Cafe Ora is located on the hill looking down Eulwangri Beach and Wangsan Beach as frames (window) to view the Ocean. The frames face two directions in a natural way for the high-rise condominium is standing across the front side of the grounds. The bigger frame faces Wangsan Beach and the little one faces Eulwangri Beach. These two frames are located on the upper side of parking lot. We wanted to make the shape of the frame very simple with the forest for background. We have used only exposed concrete to create simple and abstract images without exposing the shape of the building itself as possible.
As the frame faces the sea, the materials to finish faces the sea in a similar way. We have used aluminum angle for the wall, aluminum louver for the ceiling, and both of them face the sea from the inside to the outside. Wood has been used for both inside and outside of the floors and the pattern of the floor faces the direction of the sea. From the inside, we view the sea through the frame, but we look at the sea through the space between two frames from the outside. You may view the ocean, merged into the sky on the rooftop of the building.
프로젝트명: 카페 오라 / 위치: 인천광역시 중구 을왕동 773-61 / 설계: 건축사사무소 OCA / 설계담당: 박진희, 김철호 / 시공사: 대왕종합건설(주) / 건축주: 정홍채 / 용도지역: 보전녹지지역 / 주용도: 제1종근린생활시설 / 대지면적: 2,565 m² / 건축면적: 505.84 m² / 연면적: 2,157.86 m² / 건폐율: 19.72 % / 용적률: 10.33 % / 층수: 지하2층, 지상1층 /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 높이: 14.9 m / 완공: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