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의생태학습관
에디터 전효진 차장 글 김소원 편집 조희정
자료제공 구보건축
양천구 신월동, 아파트 단지와 지양산 둘레길 사이에 자리 잡은 유수지 공원에는 오래전부터 그곳에서 자라던 미루나무 다섯 그루가 함께한다. 유수지는 갑자기 내리는 큰 비로 주변부가 침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조성된 수자원 시설이다. 이 저수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생물이 모여 서식하고, 다채로운 계절 풍경이 그려진다. 주민들은 공원에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자연과 교감한다. 미루나무는 다른 나무들보다도 우뚝 솟은 큰 키로 저수지를 바라보고 서 있다. 그 뒤로 연의생태학습관이 자리한다.
기존의 노후한 건물을 수평으로 증축하고 리모델링한 생태학습관은 1층 인포메이션 센터와 2층 생태 교육을 지원하는 업무 공간으로 구성된다. 건물 외곽으로 외부 복도를 두르고 큰 창을 계획하여 바깥 풍경을 한껏 끌어들였다. 자연을 관찰하고 배우는 생태학습관이 공원과 어우러지기 위해 취하는 열린 자세다. 세 개 층에 배치된 외부 복도는 공원의 영역에서 내부로 공간이 자연스럽게 전환되도록 돕는다. 때로는 길이 되고, 배움터와 정원이 되고, 공원을 조망하는 전망대가 되면서 연의학습센터를 생생한 학습의 장으로 만든다.
평면은 마루 위에 흩뿌려진 방들처럼 공간이 분산되어 그 사이로 흐름이 이어지는 구조다. 공원 산책로가 공간 사이의 길로 연장되어 거니는 행위를 연속시키는데, 그 경험의 연속을 강조하기 위해 2층에는 온실을, 옥상에는 정원을 조성하여 건물에 적절한 밀도의 자연을 담았다. 입면의 노출 콘크리트는 골무늬 거푸집을 이용해 부드럽고 섬세하게 디자인했다. 콘크리트 문양, 창호 프레임, 난간의 수직 부재는 규칙적인 비례와 함께 시각적 긴장감을 만든다.
또 다른 규칙으로는 600mm 모듈이 있다. 바닥 패턴, 기둥 간격, 조명 위치가 모듈을 기준으로 정리되어 있다. 직사각 형태와 정사각 모듈의 반복을 깨는 1, 2층의 반원형 공간은 포켓형 조망 데크다. 건물 전반적으로 드러나는 개방감을 유지하고 조망 경험을 확장하기 위해 실내 기둥은 육중한 규모를 피해야 했다. 그에 따라 설정한 지름 250mm 철골 원형 기둥이 콘크리트 슬래브를 지지한다. 2층 학습 공간의 피라미드형 유리 지붕은 옥상 위에 얹혀 있다. 사각, 원의 조형 요소에 이은 삼각의 기본 도형이 등장하면서 공간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작품명: 연의생태학습관 / 위치: 서울특별시 양천구 신정동 1320-9 / 설계: 구보건축 (조윤희), 홍지학 (충남대학교) / 설계담당: 박신영 / 시공: 예인아키테크 / 구조설계: 윤구조기술사사무소 / 기계설계: 두현 / 전기설계: 천우이엔씨 / 건축주: 양천구청 공원녹지과 / 용도: 관광휴게시설 / 대지면적: 37,513.8m² / 건축면적: 308.76m² / 연면적: 381.52m² / 건폐율: 1.53% / 용적률: 1.87% / 규모: 지상 2층 / 높이: 7.75m / 주차: 2대 / 구조: 철근콘크리트 / 외부마감: 노출 콘크리트, STO, 포천석잔다듬 / 내부마감: 수성페인트, 포천석잔다듬, 콘크리트 노출 / 설계기간: 2020.11.~2021.6. / 시공기간: 2021.10.~2022.10. / 사진: 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