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웰에이징센터
에디터 정호연 글 김소원 편집 조희정
자료제공 주.온디자인건축사사무소
서울 강남구 선정릉 앞, 20년 된 낡은 공영 주차장 건물에는 치매안심센터가 함께 자리잡고 있었다. 정확히는 3층짜리 주차장 건물이 세워진 3년 후, 4층에 증축된 공간이 들어선 것이다. 그런 불완전한 공존에 변화가 생긴 것은 치매센터와 연계할 시설이 새로 들어서면서부터다. 국내 최초의 노인건강증진센터 ‘강남구 웰에징센터’가 기존 주차장 3층을 리모델링하여 문을 연 것. 노인건강센터를 들이는 일은 도전에 가까웠다. 단열도 방수도 되지 않는 골조에, 2.3m가량의 낮은 층고가 구색을 갖춘 실내 공간으로 탈바꿈하기란 쉽지 않았던 탓이다.
웰에이징센터는 말 그대로 ‘잘 나이 들게’ 돕는 곳이다. 어르신들이 스스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비슷한 이름의 시설들이 있지만, 대부분 운동 프로그램이나 치료 목적에 집중되어 있어, 노인 개개인의 건강 증진에 맞춘 공공형 시설은 드물다. 그래서 실내 환경에 신경을 많이 써야 했고, 주 이용자가 고령층인 점을 고려해 세심한 작업이 동반되어야 했다. 우선 낮은 층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닥 온수 난방과 소방, 전기 설비를 추가하면서 천장을 반 노출형으로 변경했다. 또한, 바닥 컬러 패턴을 디자인해 시선을 아래로 향하게 유도했다. 이 패턴은 걷기 운동이나 요가 등 좁은 실내 공간에 걷기 운동과 요가 등 다양한 활동에 활용한다.
제한된 면적에 특정 연령대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전문 프로그램인 만큼, 건축가는 구 관할 보건소와 보건학 전문가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적합한 요건을 점검해 나갔다. 그렇게 도출된 최종 프로그램은 근력 운동 공간, 신체검사, 식단 관리로 구분된다. 이 중 식이 요법을 관리하는 주방과 신체검사 공간은 운영하면서 사용 인원과 검사 기구의 크기에 따라 변화하며 서서히 자리를 잡았고, 운동 공간은 처음부터 작은 면적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특히, 복도 전 구간에 걸쳐 70m에 이르는 걷기 순환 경로가 마련됐고, 인접한 선정릉의 녹음이 보이는 로비에 슬링 기구가 설치됐다. 순환 복도에는 붉은색 벽돌 타일을 사용해 내부 공간의 중심을 잡는 동시에 마을길처럼 걷는 환경을 재현했다. 다목적실에서는 세미나 외에도 단체 요가 수업이 진행된다.
웰에이징센터가 들어서기 전 건물은 선정릉 공원을 마주하고 있음에도 어두운 외관이었다. 이용자들이 인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환대의 성격이 약했던 기존의 이미지는 재료와 색상을 변경하여 완전히 뒤바뀌었다. 재료는 주차장의 환기와 채광이 유지되는 익스펜디드 메탈, 색상은 선정릉역과 공원에 어울리는 녹색, 노란색, 흰색을 위주로 구성했다. 외관에서부터 달라진 공기는 센터를 찾는 어르신부터 공원을 이용하는 동네 주민을 반기며 주변 공간까지 화사하게 밝히며 긍정적인 기운을 전한다.
작품명: 강남구 웰에이징센터 / 위치: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108길 27 / 설계: 주.온디자인건축사사무소 (박현진) / 설계팀: 조헌, 박상화 / 감리: 박현진, 주.온디자인건축사사무소 / 시공: 해울종합건설 / 구조설계: 주.은구조기술사사무소 / 전기설계: 주.지케이이엔지 / 기계설계: 주.동방엠이씨 / 건축주: 강남구보건소 / 용도: 자동차관련시설(주차장), 업무시설(자치단체청사) / 대지면적: 1,001.4m² / 건축면적: 826.5m² / 연면적: 5,438.37m² (대수선 면적: 608.91m²) / 건폐율: 82.53% / 용적률: 330.73% / 규모: 지하 3층, 지상 5층 (대수선 대상지: 3층) / 구조: 철근 콘크리트구조 / 외부마감: Sto 페인트 마감, 익스펜디드 메탈 / 내부마감: 벽돌타일, 자작나무합판(UV코팅), 마모륨(Forbo), 페인트 / 설계기간: 2020.12.~2021.3. / 공사기간: 2021.5.~2021.12. / 완공: 2021 / 사진: 박영채, 배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