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자인재단
집의 대화 : 조병수x최욱
코로나로 인해 집 밖을 나서기 어려워진 2021년 가을, 당신의 집은 어떤 공간일까? 일터일까 쉼터일까? 가장 사적인 공간이었던 집이 언제부터 일터가 된 걸까? 집을 그렇게 바꾼 게 나일까? 아니면 내 삶의 방식을 바꾼 게 집일까?
언택트 시대, ‘집’이라는 장소의 의미와 가치를 묻는 전시 ‘집의 대화: 조병수×최욱’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살림터 D-숲에서 열린다.
전시는 제목 그대로 조병수BCHO파트너스와 최욱원오원아키텍스, 두 건축가의 ‘집’에 관한 작업물로 채워진다. 직접 설계하고 거주하는 자택과 사무실을 보여주는가 하면, 작업의 근원이 되었던 미공개 드로잉, 집에 있는 책, 사물 등, 사소한 것들까지도 그 의미를 담아 소개한다.
전시에서는 ‘집 속의 집’, ‘집: 고쳐 쓴 집, 지금 집, 두 번째 집’, ‘일하는 집’, ‘제안하는 집: 감각의 집, 옆집, 섬집’, 총 네 개의 주제 영상과 두 건축가가 생각하는 ‘집’에 대한 인터뷰 영상이 상영된다.
‘집 속의 집’은 두 사람의 집에 대한 생각을 담은 영상이다. 각자의 정체성을 형성하게 된 유학시절의 경험과, 드로잉을 비롯해 수집하고 탐구하는 사물에 대한 얘기를 듣다 보면, 건축에 대한 두 건축가의 생각이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는지 어렴풋이 감지하게 된다.
두 번째 영상인 ‘집’은 가장 사적인 공간인 집, 일상이 작동하는 집에 대한 이야기이다. 고쳐서 사용한 과거의 집, 지금 살고 있는 집, 실험과 생각을 담은 두 번째 집을 통해 삶의 형식을 질문하는데, 두 건축가의 내밀한 생각과 취향, 라이프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일하는 집’에서는 물성과 구조를 실험하고 삶을 담는 형식을 연구하며 다양한 팀원들과 협업하는 두 건축가의 사무실을 들여다본다. 출판, 전시, 심포지엄 등 문화를 발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두 건축가의 작업 공간도 소개한다. 자연 풍경이 펼쳐지는 두 건축가의 일하는 집은 이들이 탐구하는 미학과 생각을 확장하는 장소이다.
마지막으로 ‘제안하는 집’은 감각적인 것을 넘어 듣고 읽는 장소로서의 ‘감각의 집’, 지역의 정체성을 확장하는 문화공간 ‘옆집’, 자연과의 상생을 탐색하는 ‘섬집’을 주제로 카메라타,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부산 F1963, 현대모터스튜디오 부산, 지평집, 가파도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집과 자연의 관계를 이야기한다.
전시는 오는 10월 3일까지 계속된다. 일상이 위기에 처한 지금, 건축가의 시선이 담긴 작업물들을 통해, 건축은 우리의 현재와 미래의 삶을 단단하게 연결하는 매개라는 사실을 다시금 떠올려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