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디지털도서관
에디터 현유미 부장 디자인 한정민 글 황혜정
자료제공 주.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녹색의 카펫이 펼쳐진 듯 넓은 초록의 광장이 단연 시선을 사로잡는다. 기존 본관을 전혀 가리지 않고 존중하는 태도로 환하게 열려 있는 것도 시야를 편안하게 한다. 디지털이라는 단어가 갖는 기계적이고 차가운 개념이 아니다. 자연의 싱그러운 이미지가 묻어나고 사람의 감성을 따뜻하게 적셔 주는 공간으로 접근하고 있다.
대지의 판 은 기존부터 국립중앙도서관 전면 광장을 형성하던 영역으로, 인근에 위치하는 서리풀 공원에서 시작된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그 녹지가 광장에서도 연속적으로 이어져 지상의 건물 입면으로까지 흐르고 지붕에 이르러 완결되는 모습이다. 보행자의 흐름도 맥을 같이한다. 반포로에서 유입되는 보행자의 흐름이 전면 광장을 거쳐 건물 내부로 자연스럽게 연계된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이용자는 유동적이며 연속적인 행위를 체험하게 된다. 건물을 둘러싼 주변 환경과 대지의 경계, 건물과 조경의 경계, 건축과 도시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광경이다. 모두가 하나로 어우러지면서 풍경화 된 건축이 완성되고, 그 상태로 도시를 향해 확장되고 있다.
디저털도서관 내부에는 종합영상음향실, 디지털 카페, 브라우징 데크, 포켓 정원 및 그린 포럼, 다문화 및 정보 체험이 가능한 로비 공간, 다층화 및 연속된 단면을 가진 열람실 등이 자리한다. 지식 정보화 시대의 장소성을 담은 차세대 커뮤니티 시설로서, 휴먼 인터렉션을 증대시키는 프로그램들로 채워져 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정보, 사람과 자연 사이에 소통과 작용이 상호 오가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비어져 있는 초록의 전면 광장은 도시 내의 다양한 문화와 다채로운 변화를 수용하는 그릇이 된다. 더불어 도심 안에서 누리는 비교적 넉넉한 녹지 및 휴게공간으로서의 장소적 역할도 감당할 것이다. 무엇보다 널찍한 저층부 기단을 통해 단지 전체가 재통합됨으로써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소통의 장이 된다. 대지, 건축, 자연, 도시, 사람, 아날로그, 디지털, 기계, 감성 등 풍경화 된 건축은 이 모든 영역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감성의 콘텍스트를 상징하는 것도 같다.
작품명: 국립디지털도서관 / 위치: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산 60-1 외 23필지 / 설계: (주)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 건축주: 국립중앙도서관 / 용도: 교육 및 복지시설 / 대지면적: 65,845m² / 건축면적: 1,152.26m² / 연면적: 38,013.39m² / 건폐율: 1.75% / 용적률: 2.06% / 규모: 지하 5층, 지상 3층 / 구조: RC조, 철골조 / 외부마감: THK30 화강석 물갈기 오픈조인트시스템 / 내부마감: 대리석, 화강석, 우드패널, 흡음석고보드 등 / 완공: 2009년 / 사진: 건축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