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공원 커뮤니티센터 살롱 드 파리
건축 공간은 존재하기도 하고 존재하지 않기도 한다. 공원을 채우고 있는 싱그러운 풍경들이 투명한 유리벽이자 문을 자유롭게 드나든다. 목재 루버를 활용한 캐노피가 시원스레 펼쳐져 있는 외부 테라스 역시 정제된 빛을 은은하게 받아들이며 환하게 열려 있다. 그렇게 자연과 건축 사이에는 긴장감이 투명하게 자리한다.
한불수교 100주년을 기념해 1987년 7월 서울시 목동에 문을 연 파리공원 내에 위치한다. 파리공원은 기존의 목가적인 공원에서 벗어나 최초로 외부 공간에 조형성 있는 조경 디자인이 적용된 도시형 근린공원이다. 하지만, 서른 살을 넘기면서 시설이 노후되고 민원에 의해 부분 및 산발적 시설 배치가 거듭되면서 많은 것들이 퇴색되어 리모델링이 계획되었다. 파리공원의 기존 축 북쪽에는 한국의 공간, 남쪽에는 프랑스의 공간이 각각 조성되어 있다. 그 축을 기준으로 태극을 형상화한 원형들이 중첩되어 있는데, 이러한 기존 축의 흐름을 고려해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살롱 드 파리’가 배치되어 있다.
건축물의 형태로 조성되어 있긴 하지만, 형태적으로 확연히 드러나는 것에서는 한 발짝 물러 서 있다. 미니멀한 디자인 언어를 바탕으로 주변과 상호 흡수되며 어우러지는 일종의 장치로서 완성되어 있다. 가벼운 구조체와 개방감이 큰 투명한 재료는 건축과 비건축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정의한다. 그 점을 통해 주변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태도가 읽힌다. 특히 잔디 마당 방향으로는 피봇 도어가 설치되어 개방감 있는 입면이 구성되어 있다. 실제로 피봇 도어가 개방될 경우 공간의 외연이 확장되는 유연성이 드러난다.
가구 배치를 달리하는 방법으로도 내부 공간이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천장에 설치된 레일링 시스템을 이용해 전시 공간으로도 변신이 가능하며, 캐노피 아래는 벤치가 마련되어 있어서 누구나 쉬어 갈 수 있는 공공 공간이 되고 있다. 공간에 부여된 융통성과 확장성 덕분에 휴식 공간에 그치지 않고 카페, 전시, 교육 등 여러 프로그램을 소화시킬 수 있는 다목적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
작품명: 살롱 드 파리 / 위치: 서울시 양천구 목동동로 363 / 설계: 심플렉스 건축사사무소 (박정환, 송상헌) / 설계담당: 임혁, 심온, 박현주 / 시공: ㈜하이드어웨이건설 / 구조설계: ㈜시엘에스이엔지 / 전기, 기계설계: ㈜코담기술단 / 조경: ㈜바이런 / 건축주: 양천구청 / 용도: 관광휴게시설 / 대지면적: 29,610.30m² / 건축면적: 205.80m² / 연면적: 205.80m² / 건폐율: 0.6% / 용적률: 0.6% / 규모: 지상 1층 / 구조: 철골 및 철근콘크리트 구조 / 외부마감: 로이복층유리, 박판세라믹 판넬, 적삼목 / 내부마감: 박판세라믹판넬, 적삼목, 지정석재, 지정타일 / 설계기간: 2020.7~2021.7 / 시공기간: 2021.8~2022.2 / 완공: 2022.6 / 사진: 신경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