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소원 기자
기사입력 2023-07-24
서울시립미술관 2023년 신진미술인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된 최나욱 기획자의 ‘방으로 간 도시들’이 7월 20일부터 SeMA 벙커에서 개최된다.
‘방으로 간 도시들’은 글로벌 팬데믹을 기점으로 물리적 연결 대신 디지털 미디어를 통한 가상 및 온라인 연결이 보다 보편화되면서 커다란 전기를 맞은 도시를 탐구하는 전시로, 거대한 도시 공간에서 일어나던 경험들이 ‘방’이라는 지극히 사적인 공간으로 옮겨지면서 새로운 형태로 변환되는 현상에 주목한다.
이에 4명의 참여 작가 김희천, 정재경, 최윤, 한선우는 방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과 감각으로 오늘날 사적 공간의 의미와 도시 경험을 재사유한다. 특히 전시 공간인 SeMA 벙커는 1970년대 군사 정권 시절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시 미래 유산이다. 2017년부터 서울시립미술관의 전시공간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공간의 미학적 특성과 장소성을 반영한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그러한 장소 맥락이 담긴 전시장에서 자신만의 ‘방’을 토대로 만든 작품들이 벙커 내 다양한 공간들과 어우러져 새로운 맥락을 형성한다.
김희천은 건축을 전공하고 꾸준히 가상을 탐구해 온 작가로, 다양한 유형의 실내를 영상으로 담음으로써 오늘날 도시 경험을 생산, 소비하는 ‘방’의 역할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한선우는 소셜미디어 내 이미지로는 경험하기 어려운 감각을 회화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 정재경은 도시에서 주목받지 못한 변두리에 관심을 두고,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실내’에서 이뤄지는 도시 경험에서 소외된 인구를 포착함으로써 사회적 소외에 대해 질문한다. 최윤은 K-팝과 같은 이른바 ‘현대 사회의 민속문화’에서 종종 드러나는 상투적 표현들을 자신의 시각 언어로 재구성해 온 방식을 통해, 도시 곳곳에서 수집한 시각 자료로 제작한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8월 11일까지 진행되며, 자세한 정보는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자료제공 / 서울시립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