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호 작가의 개인전, <서도호: 스페큘레이션스Speculations>가 8월 17일부터 11월 3일까지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다. 2003년 아트선재센터에서의 첫 한국 개인전 후 20년 만이다.
이번 전시는 서도호가 끊임없이 탐구해 온 시간, 개인의 공간, 기억, 움직임 등의 주제를 ‘스페큘레이션’이라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재구성하여 선보인다.
스페큘레이션은 사변, 추론, 사색 등을 의미하며, 개인, 공동체, 환경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작가의 성찰과 상상력을 함축한다. 그는 자신의 창작 활동을 ‘스페큘레이션의 과정’이라 부르며, 정서적이고 육체적인 삶의 복합성을 다양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풀어낸다. 또한 그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도시들을 어떻게 국경 없이 연결할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을 던지며, 사변적 사유의 급진적인 잠재력을 탐구하고,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통해 그 가능성을 구현해낸다.
“나는 오랫동안 건축 모형과 모습은 유사하지만, 허구적이고 개념적인 영역을 담고 있는 나의 모형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싶었다. 아트선재센터에서 그 기회를 얻게 되어 매우 기쁘다. 물론 서울에서 전시를 여는 것은 언제나 내게 의미 있는 일이고, 전시 작품과 내가 태어난 도시 간에는 뚜렷한 동시성이 있다.” – 서도호
작가는 이동성과 이주, 문화적 충돌과 융합을 주제로 현대 사회의 복잡성과 다층적 정체성을 탐구해왔다. 그의 작품은 개인과 집단, 공간과 환경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정체성과 삶의 의미를 재고하며, 물리적 공간을 넘어 정서적이고 심리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그는 집이라는 공간이 물리적 장소를 넘어 심리적 안식처의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강조한다.
김선정 아트선재센터 예술감독은 “서도호 작가의 작업은 상상을 초월하는 무언가를 보여준다. 서울 집을 천으로 만들고, 조그만 군상들이 움직이며, 서울과 뉴욕, 런던을 잇는 프로젝트를 실현해 내는 그의 작업은 항상 놀라움을 준다”고 평가했다.
1. 스페큘레이션스 시리즈
‘스페큘레이션스 시리즈’는 물리적·개념적 장애물이나 실행상의 어려움으로 인해 사변적인 성질을 가진 프로젝트들을 포함한다. 가설, 다이어그램, 애니메이션, 모형, 글 등의 형태로 존재하며,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작가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엿볼 수 있다.
시리즈 중 하나인 ‘공인들’(1998)은 서도호의 대표작으로, 그는 이를 두고 “동상대 위에서 인물을 끌어내려 그 아래에 위치시키고, 크기를 줄인 뒤 익명의 다수로 전환함으로 개인을 위한 장소를 대체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작가는 고정적이고 장소특정적인 동상의 성질에 도전하기 위해 이번 전시에서 1:6 비율의 움직이는 ‘공인들’을 제작해 선보인다. 인물들이 살아 움직이며 동상대를 여기저기 이동시키게 하는 방식은 서도호의 초기 구상을 실현하며 사회적 구조와 권력의 역동성을 시사한다.
2. 브릿지 프로젝트
‘브릿지 프로젝트’는 작가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도시들을 연결하는 건축적 상상력을 표현한 작품이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서울, 뉴욕, 런던을 연결하는 지점에 ‘완벽한 집’을 설계하여 고립과 장벽, 국경을 넘어서는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고 장소와 시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3. 공동 주택 단지 영상 작업
‘공동 주택 단지 영상 작업’은 재개발로 인해 사라지는 런던과 대구의 공동 주택 단지를 중심으로 시간과 기억, 공간과 공동체의 의미를 탐구하는 작품이다. 카메라를 통해 느리게 기록된 공동 주거시설을 통해 공동체의 역사와 사람들의 삶에 대한 그의 관찰하고 성찰을 경험할 수 있다.
전시와 함께 출간될 예정인 아티스트북은 작가의 실제 스케치북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됐으며, 작업의 출발점과 그의 사유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이 외에도 가이드 투어, 스크리닝, 강연 등 다양한 부대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자료제공 / 아트선재센터
1. 일정
– 8.17.(토)~11.3.(일)
2. 장소
– 아트선재센터 전관
3. 전시 연계 프로그램
– 도슨트 가이드 투어
– 스크리닝: 서도호
– 강연: 서도호에 대한 미술사적 접근
4. 문의
– 아트선재센터 (02.733.8949 / artsonje.pres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