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수성국제비엔날레’ 공모 사업 가운데 하나인 대구 수성못 수상 공연장과 수성브릿지 공모 결과가 발표됐다. 수상 공연장에는 오피스박김Office ParkKim, 한국이, 수성 브릿지에는 준야 이시가미junya.ishigami+associates, 일본가 최종 당선됐다.
대구시 수성구는 오늘날 지방 도시가 직면한 각종 현안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고자 ‘수성국제비엔날레’를 기획 및 추진 중에 있다. 수성구 총괄건축가인 신창훈운생동을 필두로 수 년 간의 준비를 거쳐 2022년 12월 조직위원회 출범, 2023년 1월 전담팀 신설, 이후 주제발표와 초청작가 선정을 거쳐 10월에는 프리비엔날레까지 개최하며, 올 하반기 개최를 목표로 준비에 총력을 다하는 중이다.
수성국제비엔날레가 특히 주목을 받는 것은 ‘전시’가 주가 된 여느 비엔날레와는 달리 ‘실현’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수성구 곳곳에 공모를 통해 선정된 국내외 건축가와 조경가의 수준 높은 작품을 실제로 건립함으로써, 시민들이 건축과 장소의 실체를 몸으로 경험하고, 나아가 도시의 문화·예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취지 하에 총 여섯 개의 공공건축 프로젝트(수상 공연장, 수성 브릿지, 망월지 생태교육관·야생초화원, 생각을 담는길 힐링센터, 금호강 생태전망대, 4개소의 폴리)가 진행되는데, 그중 가장 큰 규모의 장기 프로젝트인 ‘수상 공연장’과 ‘수성 브릿지’의 당선작이 선정됨에에 따라, 수성구를 대표하는 여가·문화공간인 수성못 일대의 새로운 청사진도 마련됐다.
먼저 ‘수상 공연장’은 수성못의 잠재력을 일깨울 새로운 유형의 문화 인프라를 목표로 한 시설로, 약 286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될 대형 프로젝트다. 과제는 노후한 기존 공연장을 철거한 뒤, 약 500m² 규모의 주무대, 백업공간, 그리고 1,200~1,600석 규모의 고정식 객석을 갖춘 공연 시설을 계획하는 것이다.
공모는 국제지명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운영위원회가 선정한 4팀의 참여자는 페르난도 메니스Fernando Menis, 스페인, 제임스 카펜터James Carpenter Design, 독일, 매스 스터디스, 오피스박김이다. 심사는 지난 3월 19일과 20일 양일 간 이뤄졌으며, 심사진(김준성심사위원장, 핸드플러스건축사사무소, 권진욱영남대학교, 김아연서울시립대학교, 이종국계명대학교, 전필준대구가톨릭대학교, 다니엘 바예Daniel Valle, 다니엘 바예 아키텍츠, 존홍서울대학교)은 수변공간과의 연계성, 공간 이용의 활용도, 공공건축물의 유형을 탈피한 독창적인 디자인을 중점적으로 평가를 진행하여, 오피스박김의 작품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당선작은 ‘물 위의 언덕’을 컨셉으로, 주변 산으로부터 지형을 연결해 마치 꽃잎이 물 위에 떠 있는 것처럼 공간을 마련한 안이다. 주무대는 수면과 수평으로 일치하게 자리해 주변 경관에 녹아들고, 물 무대는 수면보다 한 단 낮은 레벨로 조성해 더욱 극적인 연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러한 공간 구성으로 특색 있는 공연은 물론, 오페라·클래식 등 한국 공연 예술자원을 십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물 무대는 물을 빼면 객석으로도 활용할 수 있으며, 1,200석 규모의 고정형 주 객석과 잔디 위 공원석까지 단계별로 총 세 가지 유형의 객석이 마련된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또한, 8개의 언덕을 따라 푸드트럭, 카페 등 편의시설을 갖춘 수상 공원을 구현해 공연이 없어도 다목적으로 운용하기 적합한 오픈스페이스를 제시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외에도 제임스 카펜터는 가벼운 구조물과 주변 경관의 조화가 탁월하다는 점, 페르난도 메니스는 아름다운 조형과 전문적인 설비가 두드러졌다는 점에서 호평받아 각각 2등과 3등으로 선정됐다.
수상 공연장 당선작
물 위의 언덕 _ 오피스박김Office ParkKim
수상 공연장 2등
플로팅 랜턴Floating Lantern _ 제임스 카펜터James Carpenter Design
수상 공연장 3등
페르난도 메니스Fernando Menis
‘수성 브릿지’는 수성못과 대구를 대표하는 음식점 거리인 들안길을 하나의 공간으로 이어주기 위한 인프라로, 약 14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프로젝트다. 설계 범위는 160m 가량의 보행교와 갤러리나 카페 등의 문화시설을 포함한 각종 연관시설을 제안하는 것으로, 한번 세워지면 긴 시간 이용되는 사회기반시설로서 교량의 특성을 고려하여, 안전, 기능, 아름다움, 지속가능성을 두루 만족하는 총체적 설계를 제시하는 게 핵심이다. 공모는 디림건축, 준야 이시가미, 웨스트8West8, 네덜란드, 3팀이 참여한 국제지명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수상 공연장 설계 공모와 같은 날 이뤄진 심사를 통해 최종 순위가 가려졌다.
당선작인 ‘새로운 들안로’는 단순 교량으로서의 기능을 뛰어 넘어, 새로운 형태의 공간 활용을 제안하는 동시에, 간결한 구조의 아름다움을 강조한 작품으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과 자유로운 건축을 강조하는 준야 이시가미의 건축 세계가 잘 드러난 안이다. 들안길을 따라가다 수성못에 도착한 끝 지점에서 하늘을 향해 솟아 오르는 모습은 수성못과 도심을 잇는 상징성을 지닌다. 또한, 다리는 주변 산을 조망할 전망대이면서, 교육, 예술, 문화 등의 인프라를 갖추어 기능적으로도 도시와 연결된다. 다리의 역할을 확장해 도시를 연계하는 새로운 형태의 공간이며, 디자인이 간결하면서 도전적이고, 다양성을 담기에 충분히 유연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2등은 웨스트8으로 목구조를 겹쳐 만들어낸 교량 파사드의 역동성이 흥미롭다는 평을, 3등은 디림으로 단순한 외형 이미지와 그에 대비되는 내부의 입체적인 녹지와 수공간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공연장과 브릿지는 올 상반기 기본 및 실시설계를 거쳐 2025년 착공,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후속 작업을 추진해 갈 예정이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국제지명 설계공모를 통해 우수한 작품이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된 만큼 수성못 수상공연장과 브릿지를 지역을 넘어 세계 수준의 문화 랜드마크로 건립하겠다”고 말했다.
수성 브릿지 당선작
준야 이시가미junya.ishigami+associates
수성 브릿지 2등
웨스트8West8
수성 브릿지 3등
디림건축D.Lim Architects
그 외 ‘망월지 생태교육관·야생초화원’은 지난해 11월 지명공모를 통해 ‘길’이라는 주제로 생태교육관 건립과 생태축 복원 2개의 사업을 하나로 이어 건물과 외부 생태공간을 효과적으로 연결한 김봉찬더 가든과 스마트건축사사무소의 설계안을 최종 선정, 내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올해 10월까지 실시설계를 완료한 뒤 연말 착공한다.
‘생각을 담는길 힐링센터’ 또한 지난해 10월 지명공모를 진행하여,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외관이 돋보이는 로랑 페레이라Laurent Pereira, 벨기에와 양지건축사사무소의 설계안이 선정됐다. 오는 7월 착공해 내년 6월 준공될 예정이다.
‘금호강 생태전망대’는 김현종Atelier KHJ이, 폴리 4개소는 내관지, 대덕지, 대진지, 매호천에 각각 동원서, 소일SO-IL, 미국, SO아키텍쳐So? Architecture, 튀르키예, 예정우가 참여해 자연 속 휴식 공간과 전망대, 파빌리온 완성작을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