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그램 567
에디터 전효진 차장 글 황혜정 편집 김예진
자료제공 스노우에이드 건축사사무소
색종이를 오려낸 것 같다. 다채로운 모양으로 잘려 나간 듯, 입면이 삼각형으로 혹은 두 삼각형이 합쳐진 사각형이나 평행 사변형으로 열려 있다. 투명한 도형들과 불투명한 면의 조합은 그 자체만으로도 다분히 동적이고 입체적이기까지 하다. 계단식으로 확장되고 있는 건축물의 형태와 결합되면서 활기차고 역동적인 이미지가 더욱 증폭되는 모습이다.
서울 송파구의 끝자락에 있는 거여동이다. 장지동, 마천동, 성남시와 접해 있는 지역으로, 위례신도시 개발에 따라 거여동 일부와 장지동은 위례동으로 편입되고 기존 거여역을 중심으로 하는 상권 지역은 거여동으로 남아 있다. 대상 부지는 거여역뿐만 아니라 위례신도시와도 가까이 있다. 왕복 6차선의 양산로와 2차선의 양산 8길이 만나는 코너에 위치해 상업 건물로서 인지하기 좋은 장소다. 기존의 소규모 건물 3채를 대신해 거여역과 위례 양방향에서 눈에 띄는 하나의 건축물이 새롭게 들어섰다.
도로와 최대한 밀접하게 배치시켜 상업 건물로서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양산로와 비스듬하게 만나는 대지의 특성을 살리는 동시에 전면에 보다 넓은 공지를 확보하기 위해 양상로 방향의 매스는 계단 형태를 하고 있다. 양산 8길과 접하는 매스 역시 경사진 도로에 맞춰 3개의 단을 이루며 도로에서 물러서는 모양새다. 외부 계단이 별도로 계획되어 있는 지하 1층부터 2층까지 동일한 매스를 이루다가 3층에 와서 양산 8길로부터 물러나 외부 공간을 여백으로 두고 있다. 그 형태로 7층까지 이어지다가 주거 공간으로 계획된 8층에 와서 한 번 더 도로에서 물러서 마당을 조성함으로써 3개의 단을 완성하고 있다.
대지와의 관계로 매스의 형태가 정해진 것과 달리, 입면과 창의 구성은 탱그램(칠교놀이)을 모티프로 한다. 탱그램은 정사각형, 크고 작은 직각 삼각형, 평행 사변형 조각 등의 형태를 구성하는 일종의 전통 놀이다. 계단식으로 구성된 양산로 방향의 서쪽 입면에서는 코너를 넘나드는 삼각형과 삼각형이 만나 이루어지는 평행 사변형의 창들이 역동적인 입면을 보여준다. 남쪽인 양산 8길 입면의 창들은 더욱 적극적이고 동적으로 열려 있다. 위례동 쪽에서 접근할 때 육중한 건물임에도 가볍고 개방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그 덕분이다. 불규칙한 모양의 투명한 창들은 외벽의 진한 회색 벽돌 타일과 강한 대비를 이룬다. 창을 통해 빛이 반사되거나 내부의 조명 빛이 번져 나올 때면 입체적인 시각 효과가 더욱 강조되기도 한다.
각기 다른 모양의 창들은 실내에도 도시 풍경을 역동적으로 전달하는 프레임이 된다. 창의 불규칙한 형태로 인해 시간에 따라 각기 다른 빛과 그림자가 만들어지며 외부의 동적인 감성이 내부로도 이어진다. 특히, 계단실이 가장 재미있는 공간이 되는데, 계단을 오르내리는 동안 층마다 바뀌는 창들이 다양한 하늘과 도시의 이미지를 숨은 그림처럼 보여주기 때문이다.
작품명: 탱그램 567 / 위치: 서울시 송파구 거여동 567, 567-1, 349번지 / 설계: 한밭대학교 박호현, 주.스노우에이드 건축사사무소 (김기홍) / 설계팀: 권혜지, 윤성웅 / 구조설계: 에스디엠구조기술사사무소 / 전기, 기계설계: 태영이앰씨 / 시공: 동후 디엔씨 / 용도: 근린생활시설 / 대지면적: 678.00m² / 건축면적: 338.51m² / 연면적: 2167.33m² / 건폐율: 49.74% / 용적률: 248.44% / 규모: 지하 1층, 지상 8층 /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 설계기간: 2020.12.~2021.7. / 시공기간: 2022.3.~2023.11. / 완공: 2023.11. / 사진: 김재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