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3-02-10
5차 광주폴리 사업의 큐레이터와 참여작가가 확정됐다. 더불어 작년 7월 공개된 주제 발표의 후속으로, 그간 구체화된 기획 내용도 함께 공개됐다.
배형민서울시립대학교 총감독이 이끄는 제5차 광주폴리의 주제는 ‘순환 폴리’이다. 동시대의 핵심 이슈인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건축에 ‘재활용’과 ‘순환 경제’ 개념을 결합해 해법을 모색해보자는 주제다. 지난해 7월 이러한 방향성이 발표된 데 이어, 지난 8일 개최된 간담회에서는 참여작가와 큐레이터 발표를 포함, 한층 구체적인 추진 과정이 공개된 것.
이날 이루어진 배 총감독의 발표에 따르면,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여러 방법 중에서도 특히 ‘건축 시스템’과 ‘음식 문화’가 키워드가 될 예정이다.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건축 재료와 재활용 시스템을 개발하고, 기후·생태 변화에 대한 시민들의 지속적 관심을 유도하는 참여 프로그램을 개최한다는 게 현재까지 수립된 계획이다.
선정된 참여작가의 면면도 이러한 추진 방향과 결을 같이 한다. 국내외 총 네 팀으로, 국내에서는 리서치 기반의 건축 작업을 지속해온 건축 스튜디오 바래와 목구조와 전통 공간 형식의 탁월한 접목으로 유명한 조남호가, 국외에서는 2013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토요 이토Toyo Ito가 선정됐다. 영국 최고 권위의 현대미술상인 터너상을 받은 커뮤니티 기반 건축 디자인그룹 어셈블 스튜디오Assemble Studio와 농어업 부산물의 재활용 방안을 탐색하는 프랑스 아를 기반의 디자인·리서치 연구소 아틀리에 루마Atelier Luma, 건설 폐기물의 순환에 대해 연구하는 벨기에 브뤼셀의 건축 연구소 비씨 아키텍츠BC Architects는 팀을 이루어 참여한다.
이번 광주폴리는 사업이 복합적으로 추진되는 만큼, 큐레이터는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시민 프로그램 기획은 이혜원대진대학교, 재활용 및 친환경 재료의 실험과 R&D 개발은 윤정원서울시립대학교, 지역 공예 장인과의 협업을 통한 공예 및 디자인 큐레이팅은 차정욱독립큐레이터, 미디어 플랫폼을 통한 시민과의 소통은 김그린독립큐레이터, 도시 분야 큐레이팅은 광주 기반으로 활동하는 건축가 강동영주.라움건축사사무소, 이영미주.집합도시가 맡아, 각 파트를 이끌어 갈 예정이다.
배형민 감독은 “이번 프로젝트에 선정된 참여작가들은 지역과 연령, 작가적 성향, 사용 재료 등에서 다양하게 포진되어 있으며, 이러한 다양성과 함께 이들을 아우르는 공통 분모는 위기에 처한 지구 환경과 시민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데 건축이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작가 선정에 대한 의견을 덧붙였다.
제5차 폴리의 대상지로는 기존 광주폴리 작품들이 모여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일대와, 광주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인 양동시장이 선정됐는데, 특히 양동시장은 오랜 시간 동안 광주 순환 체계의 역사와 공동체를 품은 장소라는 점에서 더욱 그 의미가 크다. 뿐만 아니라 양동시장에서는 폴리와 우리 밀의 협업도 고려 중이다. 광주, 전남 일대가 우리 밀 생산의 85%를 차지하는 만큼, 참신한 협업을 통해 우리 밀의 소비를 촉진한다면, 근본적인 순환 경제 실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0일에는 제5차 광주폴리와 연계한 첫 번째 공공프로그램 ‘결과보다 과정: 건축물은 섬이 아니다’도 개최된다. 배형민 총감독과 작가인 어셈블 스튜디오 팀이 참여하는 강연으로, 그간 내부적으로 논의되었던 프로젝트 준비과정에 대해 대중과 소통하고, 참여작가의 작품과 담론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별도의 사전 예약 없이 현장에서 접수하며, 발표 영상은 추후 광주폴리 공식 유튜브에도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