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이자와 별장
에디터 전효진 차장 글 김소원 편집 한정민
자료제공 다카히로 엔도 아키텍츠 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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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계곡 아래 개울에 수박을 동동 띄워 놓고, 가을이면 숲에서 밤을 따며 시간을 보냈다는 집주인의 이야기. 매년 여름방학이면 네 가족, 14명의 식구들이 모여 일주일간 함께 생활했다. 삼시 세끼 밥을 지어 먹고 각자 청소와 빨래를 맡으면서 여럿이 어울려 지내는 법을 익혔다. 집주인은 그렇게 직접 보고 배우는 방법을 중요시한다. 밤나무와 전나무, 층층나무가 우거진 드넓은 숲속 별장을 다시 짓는 데 세운 방향은 두 가지. 숲속으로 자유롭게 연결되는 것 그리고 여럿이 생활하는 합숙소처럼 구성하는 것이다.
면적은 기존 건물과 동일한 200m²를 유지하고, 동쪽으로 경사진 숲과 최대한 많이 접하기 위해 남북으로 길게 뻗은 평면을 계획했다. 경사를 수용하며 여러 단이 생긴 단층 건물은 30m의 긴 면을 따라 슬라이딩 알루미늄 섀시를 사이에 두고 어느 지점에서든 숲과 곧장 연결된다. 숲을 마당에 둔 셈인데, 섀시를 열고 나가면 바깥 마루와 같은 테라스 바닥에 발을 딛는다. 평면 슬래브가 여러 단으로 연결되어 있듯, 테라스도 경사 레벨에 맞춰 나뉘어 여러 개의 단을 형성한다. 기다란 경량 구조의 지붕에 가해지는 수평 힘은 목재 지붕이 받치면서 균형을 맞추고 안정감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