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집
에디터 현유미 부장 글 김소원 디자인 한정민
자료제공 경영위치건축사사무소
건축가가 고양이도 가족의 일원이라는 점을 상기하며 지었다는 ‘고양이집’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단독주택가 한켠, 햇볕 잘 드는 곳에 자리 잡았다. 따스한 오후 햇살을 여유로이 즐기는 고양이의 옹크린 모습과도 같다. 234.70m² 대지에 2층짜리 주택은 점토 벽돌을 차곡차곡 쌓아 올려, 전면에 검은색 강판을 덧대 완성했다.
대지는 경사져 북쪽으로 오르는 형태다. 그에 맞춰 거실에서 안쪽 식사 공간으로 넘어가는 사이에 세 개 단을 만들어 단차를 두었다. 거실 앞마당에는 꽃과 나무를 심어 아담한 정원을 만들고, 레벨이 좀 더 높은 쪽에 자리한 식당 앞 테라스는 평평한 돌로 마감하여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했다. 서로 다른 레벨의 마당이 저마다 고유한 성격을 갖기에, 그 마당을 면한 내부공간 역시 각기 다른 공간감을 갖는다.
거실에서는 탁 트인 전망을 누리고, 식당은 뒷마당과 이어져 보다 사적이고 아늑한 공간이 된다. 경사진 대지의 특성이 내부공간에 반영되어 점층적인 변화가 생기고 나니, 가족의 구성원인 고양이도 자유로이 공간을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2층 공간 위로 고양이 귀를 닮은 삼각형 매스가 보인다. 그 아래 마스터베드룸, 자녀침실, 서재가 배치돼 있다. 삼각 매스의 형상이 조금씩 다른 것처럼, 그 아래 놓인 공간의 형상도 조금씩 다르다.
고양이집은 대지의 사면 중 한쪽 전면만 길에 면한다. 도시에 면한 면을 차콜그레이색 철판으로 마감하여, 파사드로서 역할을 강조했다. 얇은 두께로 돌출된 루버는 파사드에 깊이감을 부여하고, 외부 시선을 막는 동시에 살짝 경계하는 듯한 태도를 재치있게 드러낸 장치다. 어딘가 고양이를 닮은 집이다.
작품명: 고양이집 / 위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 설계: 경영위치건축사사무소 + 김승회 / 설계팀: 김한중, 장수정 / 시공: 이안알앤씨 / 구조설계: 윤구조기술사사무소 / 전기, 기계설계: 지성설계컨설턴트, 기한엔지니어링 / 조경: knl 환경디자인 스튜디오 / 용도: 단독주택 / 대지면적: 234.7m² / 건축면적: 110.99m² / 연면적: 198.43m² / 건폐율: 47.29% / 용적률: 84.55% / 규모: 지상2층 / 높이: 9.0m / 주차: 2대 /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 외부마감: 점토벽돌, 갈바륨강판, 스테인레스스틸 강판, IPE목, 티타늄아연판 / 내부마감: 송판노출콘크리트, 점토벽돌, 트레버틴 / 설계기간: 2013.04 ~ 2013.09 / 시공기간: 2013.10 ~ 2014.07 / 완공: 201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