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비빌딩
에디터 전효진 차장 글 김소원 편집 김예진
자료제공 오엠엠건축사사무소
업무 시설과 상업 시설이 밀집한 서울 강남구 8차선 학동로는 대로변 어디에서나 시야가 트인 시내 한복판이다. 학동로 서울세관 사거리에 위치한 곤비빌딩은 사옥이자 임대용 근린생활 및 업무 시설로, 좌우 사방이 교차하는 차도와 안쪽 길가에서까지 눈에 띈다. 오후 나절이면 서향 빛이 강하게 내리쬐는 위치이기도 해서 주변과 면하는 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었다고. 그것은 곧 파사드 디자인과 관계되어, 건물이 마주한 상황에 따라 여러가지 인상을 주도록 디자인되었다. 다채로운 표정은 하얀색 외피로 간결하게 표현되어 주변과 관계하는 데에도 무리가 없다.
한 면을 가득 채우는 반복된 패턴 속 기본 유닛은 사선으로 깎은 입체 패널이다. 그로 인해 두 면이 만나 생기는 모서리에서 패턴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비스듬한 면과 선을 따라 통일된 입체감이 강조된다. 파사드에 사용된 재료는 유리섬유강화 콘크리트(GFRC)로, 무기섬유가 포함되어 외력에 저항하는 힘이 좋고 신축성이 있어 균열이 덜 발생한다. 복잡한 형태의 디지털 디자인에 적합한 외장재로서 몰드 성형 방식의 GFRC를 채택함으로써 패널들의 일정한 평활도와 이음매 없는 일체형 유닛을 구현했다.
이 백색 콘크리트 조직은 네 가지 몰드 유형으로 연결된다. 마치 투명한 유리 위에 구름이 떠 있는 듯 보는 방향과 시간에 따라 음영 패턴을 갈아 입으며, 한층 더 풍부한 입체감과 표정을 보인다. 입체 패널은 외피에 깊이를 주어 서향 빛을 차단하는 차양 역할도 한다. 기본적인 콘크리트 구조의 묵직함에 날카로운 모서리를 가진 패턴은 힘 있는 파사드를 완성한다.
외피에서 강하게 남은 콘크리트의 인상은 건물 전반으로 확장된다. 각 층 바닥은 콘크리트 폴리싱으로, 천장은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해 실링을 없앴다. 패널이 부착되지 않은 외벽은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했고, 선큰과 옥상 조경에는 콘크리트 경계석을 절단한 블록을 이용해 바닥 패턴을 디자인했다. 한편 1층 로비와 7층 라운지에는 포인트 컬러를 추가해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7층에는 패턴 외피의 격자 프레임 안에 바깥 풍경을 담아 도심 속 여유를 즐길 아늑함과 함께 개방감이 확보된 루프톱 라운지가 있다. 오피스 공간에는 후면 남측으로 발코니를 두어 햇빛을 내부로 끌어들였다. 지하에도 중심을 관통하는 과감한 선큰을 통해 외기에 면하는 비율을 늘렸다.
입체적인 패턴을 만들어 외부와 만나고, 동시에 입체적으로 외부와 연결되는 공간들은 실내에까지 다채로운 풍경을 끌어들인다.
작품명: 곤비빌딩 / 위치: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238-2 / 설계: 주.오엠엠건축사사무소 (이종희) / 설계팀: 유진호, 엄선희 / 시공: 주.씨앤오건설 / 구조설계: 드림구조 / 전기, 기계설계: 정연엔지니어링 / 조경설계: 주.오엠엠건축사사무소 / 인테리어설계: 주.오엠엠건축사사무소 / 건축주: 고선우 / 용도: 근린생활시설, 업무시설 / 대지면적: 551.40m² / 건축면적: 268.04m² / 연면적: 2,304.59m² / 건폐율: 48.61% / 용적률: 249.83% / 규모: 지하 3층, 지상 7층 /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 외부마감: 유리섬유보강 콘크리트, 노출콘크리트 / 내부마감: 노출콘크리트, 콘크리트 폴리싱, 포세린타일 / 설계기간: 2017.8.~2018.6. / 시공기간: 2018.6~2020.4 / 완공: 2020 / 사진: 김창묵, 김용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