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유치원
각각의 매스가 각기 자신만의 방향을 갖고 부채꼴 모양으로 활짝 펼쳐져 있다. 도시를 향해 안부라도 건네는 듯 서 있는 모습은 실제로 ‘펼친 손’을 모티프로 구성된 것이다. 제각기 다른 방향을 향하는 각 공간들은 유치원생들의 교실들로 손가락을 쫙 편 모양을 형상화한 것이고, 건물 뒤쪽에 자리하는 공원 쪽 공용공간은 교실들을 한데 아우르는 손바닥을 상징한다. 유치원 건물인 만큼 동심의 시각으로 공간을 배치하고 구성한 것이 결과적으로 아이들에게 흥미진진하고도 창의적이며 자연친화적인 장소를 제안하고 있다.
서쪽에 자리하는 주출입구에서 긴 경사로가 시작되고, 이 길을 따라 건물 사이를 가로지르면 1층 현관에 이르게 된다. 비로소 아이들의 공간이 열리는 지점이다. 맞은편에 작은 스탠드 형 극장과 식당이 위치하는 이곳이 실내공간의 중심인 ‘피아짜piazza’, 즉 광장이다. 천장 높이가 7m에 이르는 대형 공간으로 건물 뒤의 공원풍경과 하늘빛을 안으로 고스란히 끌어들이고 있다. 광장을 중심으로 분주하게 흩어져 있는 아이들이 흐름을 멈추고 모일 것이다. 총총 대는 작은 발걸음도 그러하겠지만, 풍성한 빛과 풍경 앞으로 아이들의 마음과 시선 또한 멈추고 모일 것이라 기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