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다헌
이로재김효만건축사사무소 | IROJE KHM Architects
속살이 들여다보이듯 스테인리스 스틸망 안에 집이 담겨 있다. 작은 안마당까지도 둘러싸여 있는 그 모습이 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망 내부에서 외부로, 다시 망 외부에서 내부로 움직여지는 일상과 환경들이 망 안에 고스란히 농축된다. 이렇듯 망을 기준으로 안팎의 풍경과 빛이 서로 여과되고 교차되는 반투명의 이미지들이 있다. 이들이 집의 물리적 형태에 더해지면서 집은 더욱 풍부한 조형성을 만들어낸다.
도심지 중심부에 위치한 대지는 비정형으로 불규칙한 다각형을 하고 있다. 게다가 자투리 같은 성격의 오래된 경사지다. 면적 또한 대략 100m²밖에 안 되고, 계획 가능한 한 층의 최대 면적이 60m²에 불과할 정도로 아주 협소하다. 평면 계획에 관한 한계가 분명한 상황이 공간을 수직적으로 전개하게 된 배경이다.
내부 공간은 각 실에 따라 높낮이를 달리한다. 즉, 수평적으로 반 층씩 엇갈리게 자리하는 동시에 수직적으로 반 층씩 상승 또는 하락하는 스킵 플로어 구조가 적용된 것이다. 높낮이가 다를 뿐 결과적으로, 각 실을 이루고 있는 아래와 위의 공간들이 하나로 이어져 흐르는 수직적으로 개방된 전개가 이루어지고 있다. 높낮이가 각 실들을 자연스레 구분 짓고 있어서 별도의 가림막이 없다. 게다가 주요 이동로인 계단과 난간에는 가벼운 느낌의 금속 소재와 투명한 유리가 사용되어 개방성을 강조하고 있다. 당연히 시각적으로 물리적으로 수평적 소통이 자유롭고 동선 역시 편안하고 쉽게 연이어진다. 덕분에 한정된 작은 면적 안에서 시각 및 공간적으로 체감되는 부피와 면적이 극대화된다.
출입이 이루어지는 작은 안마당과 거실의 경계를 전면 유리로 마감한 것 역시 수평 공간의 체감 정도를 확장시키기 위함이다. 이웃집과의 법적 이격공간인 50cm의 자투리 공간에는 대나무가 식재되어 있다. 그곳과 면하는 부분도 전면 유리창으로 구획함으로써 실내에서 실외 정원으로 시각이 연장되는 효과를 꾀하고 있다. 더불어 외부의 빛을 깊숙이 끌어들이는 통로로 삼고 있기도 하다.
작품명: 소다헌 / 설계: 이로재김효만건축사사무소 / 위치: 경기도 평택시 비전동 229-2 / 주요용도: 단독주택 / 대지면적: 107m² / 건축면적: 63.25m² / 연면적: 197.27m² / 구조: 콘크리트 라멘 / 외부마감: 스테인리스 스틸망, 노출콘크리트 / 내부마감:노출콘크리트, 라커, 목재후로링 / 설계담당: 주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