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가디언스
에디터 현유미 부장 편집 조희정
자료제공 이뎀건축사사무소
동에서 서로 흐르는 물길 ‘한강’. 도심과 교외를 잇는 찻길 ‘올림픽대로’. 그 물길과 찻길 사이에 자리한 한강 둔치는 서울 시민들의 기억을 간직한 수많은 길을 품고 있다. 그래서 한강은 길들로 이루어진 사회 생태의 보고(寶庫)라 할 수 있다.
난지도와 한강이 만나는 둔치, 쓰레기매립장에서 공원으로 탈바꿈한 난지공원 한켠에 한강 일대에 서식하는 동식물을 관찰하고 전시하고 교육하는 공간 ‘한강 가디언스’가 자리한다.
지상 3층, 연면적 540m²로 규모 자체는 그리 크지 않지만, 평지나 다름없는 한강 일대에서 유일하게 우뚝 솟은 콘크리트 건물은 그 존재만으로도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모자의 챙’을 모티브로 한 간결한 외관, 그러나 결코 단순하지만은 않은 동선도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는 매력 포인트다. 한강 가디언스 내에 조성된 다양한 플랫폼은 시민들에게 한강을 새로운 방식으로 즐길 기회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중정의 대형 계단은 그 자체가 뷰포인트이자 쉼터다. 여기서부터 시작해 각기 다른 높이에서 한강의 풍경을 만끽하는 색다른 경험은 내부 공간에서도 계속된다.
특히 메인 공간인 2층의 다목적실은 계단식으로 만들어, 교육과 전시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는 동시에, 방문객들의 발걸음을 자연스럽게 옥상정원으로 유도한다. 그렇게 도착한 옥상정원에서는 아무 말 없이 한강을 바라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처럼 한강 가디언스는 한강 둔치에 깔아 놓은 거대한 피크닉 매트와 같다.
태양 빛이 눈부시게 내리쬘 때면 사람들은 구멍 뚫린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싸인 복도와 계단으로 모여든다. 모자의 챙은 콘크리트 가림막으로 치환되고, 그 가림막은 시시각각 달라지는 태양의 고도에 따라 빛의 방향을 바꾸며, 햇빛으로부터 공간과 사람을 보호한다.
작품명: 한강 가디언스 / 위치: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강 난지공원 내 / 설계: 이뎀건축사사무소 (곽희수) / 시공: 주.롯데건설 / 구조설계: 한라이엔지 / 전기설계: 주.삼안전기 / 기계설계: 태영설비 / 용도: 근린생활시설 / 대지면적: 937,856m² / 건축면적: 564.40m² / 연면적: 543.66m² / 규모: 지상 2층, 지하 1층 / 높이: 12.49m / 구조: 철근콘크리트 구조 / 외부마감: 노출콘크리트 / 준공: 2009.9. / 사진: 박완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