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야키 팜
에디터 한정민 글 김소원
자료제공 도노 미라이 아키텍츠
일본 나가노시의 오야키 전문 가게 ‘이로하도’가 공장과 직판매장, 체험장, 카페로 알차게 구성한 오야키 팜을 열었다. ‘구운 것’을 뜻하는 오야키는 밀가루 반죽 안에 채소나 고기, 해산물 등의 속을 넣고 구워 만드는 지역 전통 음식으로, 수렵 생활을 이어 나가던 옛 사람들이 농업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만들어 먹었다고 전해진다. 추운 지방에 속하는 나가노에선 긴긴 겨울이면 쌀이 부족해 메밀로 먹을 것을 만들어 먹었고, 여기에 물을 섞어 반죽을 해서 속을 채우는 식으로 오야키가 탄생했다. 게다가 겨울철 음식인 만큼 가족들이 난로에 둘러앉아 먹던 기억까지 담겨 있다.
지역명도 그 이름을 딴 오야키인 것을 보면 이 땅에 오래도록 자리 잡은 생활 관습과 자연환경이 어떠한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지역성은 오야키 팜을 만드는 데 중요하게 작용한 요소로, 오야키 팜은 다시 말해 지역과 땅에 대한 이야기다. 목재와 흙의 자연 소재와 전통 축조 기술의 결합, 이곳의 자연과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 둥글게 둘러싼 원의 형태, 땅의 기억을 품고 순환의 고리로 연결된 공간은 ‘땅에서 생성되고 땅으로 돌아가는 건축’을 표현한다.
하늘의 빛과 빗방울을 받고 바람과 열기를 전하고, 나무가 솟은 땅으로 내려와 흙속으로 물을 흘리는, 그야말로 성장과 순환, 창조와 변화가 일어나는 생명력 있는 유기체. 흙벽 상부 창, 홀의 둥근 천창을 통한 채광과 자연 환기, 지붕에서 떨어지는 비가 오야키 팜과 경관을 한데 묶어 하늘과 땅을 연결하며,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자연을 재생시킨다.
1,500m²의 건물은 반화재성 효과가 있는 편백나무와 삼나무로 지었다. 그리고 흙벽으로 두른 홀의 북쪽으로 최대 길이 7m 삼나무 원기둥의 유리 커튼 월이 감싼다. 방사형 편백나무 보 위로 삼나무 보와 지붕보가 구조를 지탱한다. 서까래와 지붕 패널은 현지 목수의 솜씨로 가공했으며, 처마 모서리는 일본 전통 건축에서 사용하는 부재를 빌려왔다. 각각 공장(지역)과 카페(사회)를 나타내는 두 개의 원형 평면 위로 완만하게 오르내리는 아치형 지붕은 부드럽게 이어지는 주변 산자락의 흐름에 몸을 싣는다. 오야키를 손수 만들어 먹고, 외부 경관을 즐기는 홀의 공간 경험은 옥상 데크에서 차경을 만나며 한층 깊이 확장된다.
Project: Oyaki Farm / Location: Nagano, Japan / Architect: Tono Mirai / Collaborators: Kishinoue structural design office, Terashima corporation / Structural engineer: Kishinoue structural office Daisuke Kishinoue / Contractor: Freezer system / Moriya Corp. Terashima Corp. Kyoei Corp, Miumi landscape / Client: Irohado Ltd. / Main Use: Compound facility mainly consisting of a factory and stores / Site area: 9214.56m² / Bldg. area: 1415.34m² / Gross floor area: 1733.64m² / Bldg. coverage ratio: 16.46% (Max: 60%) / Gross floor ratio: 18.81% (Max: 200%) / Bldg. scale: two stories above ground / Structure: Wooden / Design: 2020.9.~2021.10. / Construction: 2021.10.~2022.7. / Completion: 2022.7. / Photograph: ©Takeshi Noguchi (courtesy of the archit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