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프리츠커상 수상자로 세계적 거장의 칭호를 받는 영국 건축가 노먼 포스터Norman Foster의 국내 첫 개인전 ‘미래긍정Future Positive: 노먼 포스터, 포스터 + 파트너스’가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에서 25일 개막한다. 이번 전시는 다른 나라에서 열린 순회전과 달리 노먼 포스터가 이끄는 ‘포스터 + 파트너스’와 서울시립미술관이 서울 전시만을 위해 공동 기획했으며, 그 자료가 300여 점에 이르러 그의 개인 전시 규모로는 아시아 최대로 기록된다.
노먼 포스터는 현대 건축의 재료로 대표되는 유리, 알루미늄을 이용한 하이테크 건축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영국 맨체스터 태생으로,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건축과 도시계획을 전공하고, 예일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프랑스 파리 퐁피두 센터, 서울 여의도 파크원을 설계한 건축가 리처드 로저스, 그리고 각자의 배우자 웬디 치즈먼, 수 로저스와 함께 팀4Team 4를 결성해 4년간 활동한 이후 포스터 + 파트너스의 전신인 포스터 연합Foster Associates을 설립해 행보를 이어 나갔다.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노먼 포스터가 완성한 프로젝트는 500건이 넘는다. 서울 전시에서는 그중 대표 작품 50건을 선별해 영국을 중심으로 세계 무대에서 활동을 펼친 건축가의 지난 궤적을 돌아보며 그가 꾸준히 고민해 온 지속 가능성의 철학과 그에 대한 사유를 엿보고자 한다. 특히 서울시립미술관의 올해 전시 의제 ‘건축’에 따라 미술관 및 박물관 건축물에 초점을 맞춰 문화예술의 공공 건축물의 역할에 대해 고찰해 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전시 제목 ‘미래긍정Future Positive‘은 노먼 포스터와 포스터 + 파트너스의 건축 철학을 함축하는 표현으로, 이들의 미래지향적인 관점을 다섯 개 섹션으로 나누어 건축 모형, 스터디 모형, 드로잉, 영상, 아카이브 자료를 통해 면밀히 살펴본다.
‘지속 가능성에 대한 사유’는 21세기 들어 범세계적으로 논의되는 과제인 지속 가능성에 있어서 이미 오래 전부터 고민해 온 노먼 포스터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서 친환경 건축을 선구한 그의 설계 방식과 기술적 견해를 알아본다.
‘현재로 연결되고 확장되는 과거’에서는 오래된 건축물에 현대적 해석을 곁들인 ‘레트로핏retrofit’ 접근으로 탄생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무엇보다 노먼 포스터의 건축물에서 근대와 현대의 만남은 공공 건축의 개념을 확장시키는데, 이로써 그의 작업은 물리적 건축을 구축하는 것을 넘어 ‘장소’를 재창조하기에 이른다.
‘보다 나은 삶을 위한 기술’에서는 최첨단 설계 기술력으로 빛나는 건축물을 예로 들며, 고도의 기술이 가능했던 데에는 지역과 환경을 대상으로 행한 다층적인 선행 연구와 여기서 수립한 사회적 소명, 총체적 사고가 있었음을 보여 준다.
마지막 ‘미래건축’은 노먼 포스터와 포스터 + 파트너스의 시점은 선구안으로 바라보는 미래에 닿아 있음을 설명한다. 이들은 이미 10년 전에 유럽우주국ESA,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협업하여 달 거주지 프로젝트(2012), 화성 거주지 프로젝트(2015)를 진행했다. 건축가, 재료 과학자, 시스템 분석가, 사회 인류학자, 수학자, 구조 및 환경 공학자가 팀을 이루어 선보이는 다학제적 탐구는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한 디자인 철학을 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노먼 포스터와 포스터 + 파트너스의 비전을 통해 건축이 우리 삶을 다루는 데 있어 우선해야 할 가치, 공공의 문화예술 건축에 필요한 역할을 생각해 보는 이번 전시는 4월 25일부터 7월 21일까지 진행된다. 자료제공 / 서울시립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