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전망대 겸 산책로
에디터 한정민 글 김소원
자료제공 OKKA 스튜디오
헝가리 북동부 파논할마의 라바즈디 숲 언덕에는 천 년의 역사가 깃든 성 베네딕트 수도원이 있다. 로마 제국 시대의 기독교 성인을 기리고자 건립된 이후 역사 흐름을 따라 위상이 달라진 수도원 건물은 처음 고딕 양식으로 설계해 훼손과 재건을 반복하다, 17~18세기에 영역을 확장하면서 바로크 장식을 더해 지금의 규모와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1996년에는 그 건축 유산과 자연환경의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유구한 역사에 따라 보존의 가치가 우선한 이곳에선 지난 20년간 새 시대의 방문객을 맞이하기 위한 신선한 변화가 일어났다. 수도원 기숙학교의 체육관을 콘서트홀로 재단장하고 현대예술 전시를 개최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용하거나, 건물과 주변 환경이 어우러진 랜드스케이프를 조성하는 일들이 이어진 것. 이러한 경관 모델과 기존의 유산과 새로운 시대를 연결하는 디자인 원칙은 산책로를 계획하는 데에도 적용되었다.
산림에서 숲길을 만드는 의도는 기존에 형성돼 있던 자연 산책로의 일부로서 숲을 다양한 높이에서 관찰하도록 다차원의 보행로를 제공하기 위함이었다. 또한 수천 년 된 인간 환경에서 숲의 역할, 숲의 형성, 식재, 혜택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인간의 영향으로 조성된 생물 군집의 분포, 구성, 구조에도 주목했다. 물리적 작업에 있어서는 지면을 벗어나 다양한 높이를 가로지르는 기본 형태를 설정하고, 이를 수직 요소가 아닌 보행자와 보행약자 모두 통행에 불편함이 없도록 세부 사항들을 설계했다.
연속성의 원칙 아래 숲길과 산책로는 하나로 이어진다. 고가 산책로는 등산로를 따라 지형을 있는 그대로 활용하여 기존 보행 네트워크에서 연장돼 순환 고리를 만든다. 프레임을 최소화해 구조물을 가볍게 띄운 부유감을 강조한 강철 구조물은 56개 세그먼트의 집합으로 건설되어 9개 기둥이 하중을 버티고, 2개의 장력 케이블에 팽팽하게 엮여 있다. 구조물은 경사면 바깥으로 몸을 내민 채 케이블에 단단히 매달려 있는 셈이다.
강철은 아연으로 도금했으며, 바닥 표면과 난간 그리고 기둥에는 자연스러운 느낌을 내기 위해 오일 처리한 회백목을, 난간 사이는 강철망으로 채웠다. 지면 위로 들어올려 역동적인 흐름을 잇는 산책로 겸 전망대는 파논할마 숲속의 선형 플랫폼으로 한층 풍부한 경관 경험을 제공한다.
Project: Foliage educational lookout and Trail / Location: Pannonhalma, Ungheria / Designer: OKKA STUDIO / Lead Architect: PÉTER SZABÓ / Architects: SÁNDOR NEMES, RENÁTA OROVA, KITTI KÓDOR, GELLÉRT SIMON / Structural engineer: LEVENTE MIHUCZ, GÁBOR KEPE, ANNA NAGY / Fire protection: JÓZSEF HOCHREIN / Client: Kisalföldi erdőgazdaság Ltd. / Project year: 2017~2018 / Photograph: ©BALÁZS DANYI (courtesy of the architect); ©ÉVA FRÜHWIRTH (courtesy of the architect); ©PÉTER SZABÓ (courtesy of the archit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