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종 12
에디터 전효진 차장 디자인 한정민
자료제공 르 씨지엠
좋은 집을 짓는다는 것은 실용과 미학 사이에서 균형을 잘 맞춰야 하는 일이다. 한 개인의 삶과 취향이 녹아드는 거주 공간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지나치게 기능을 앞세우면 집은 개성을 잃은 단순한 공간이 되고, 독특한 형태와 구조만 내세우면 실제로 생활하기엔 불편한 공간이 되어버린다. ‘메종12’를 설계한 르 씨지엠은 실용과 미학 사이의 경계에서 접점을 찾는 일에 집중했다.
부지는 경기도 양평. 동쪽으로 남한강을 마주하고 있으며, 서쪽엔 양자산이 있다. 무엇보다 큼직한 지붕이 돋보이는 집이다. M자 형태의 박공 지붕과 외쪽 지붕을 연결해 건물 위에 얹었다. 높고 깊은 지붕은 빛과 비, 바람 등 지역의 환경 조건을 고려해 구성됐다. 지붕 면에 비스듬하게 난 창문으로 쏟아지는 빛은 실내에 고르고 넓게 머무른다. 넓은 처마 밑 공간은 비를 맞지 않고도 자연을 즐기며 거닐 수 있는 산책로가 되기도 한다.
건축가는 고요하고 아늑한 풍경을 집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공간의 눈높이를 바꾸거나 동선을 길게 연출했다. 자연의 변화를 눈으로 읽어낼 뿐만 아니라 소리와 냄새와 같은 오감을 활용해 느끼도록 한 것이다. 집 안팎에서 접하게 되는 새로운 풍경과 자극이 사용자의 일상을 풍부하게 만들어주길 바라는 의도다. 집과 이곳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은 누군가의 일상 속 무대이자 배경이자, 일상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보금자리가 되었다.
작품명: MAISON 12 / 위치: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화양리 12-13 / 설계: 르 씨지엠 / 설계팀: 구만재, 김선국, 박기범, 신동욱, 김재덕 / 시공: 춘건축 / 용도: 개인주택 / 연면적: 373.03m² / 규모: 지상 1층 / 높이: 8.2m /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경량목구조 / 외부마감: 지붕_리얼징크; 외벽_멘트 와이드벽돌; 창호_공간창호, 35mm 삼중유리 / 완공: 2019 / 사진: 김재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