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봄
에디터 현유미 부장 편집 김예진
자료제공 오브라 아키텍츠
2019년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고 고종 황제가 서거한 지 100년이 되는 해다. 이에 국립현대미술관은 개관 5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수립으로 태동한 혁명 정신과, 고종이 꿈꿨던 근대 서울의 도시 개혁 정신을 기리고자, 서울관 앞마당에 야외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오늘날 도시가 직면한 이슈에 대한 고민과 해법을 담은 국내외 건축가들의 다채로운 상상이 서울 중심부에서 근대 문화유산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열린마당에는 오브라 아키텍츠가 설계한 ‘영원한 봄’ 파빌리온이 오는 4월까지 설치·전시된다. ‘영원한 봄’은 그 자체로 예술작품이자, 미술관을 찾은 모든 이들이 전시, 글쓰기 워크숍, 드로잉 수업, 바둑 경연, 토론회, 북클럽 세션에서 노래 교실, 메이크업 시연까지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열린 공공공간이다. 동시에, 오늘날 전 지구적 문제로 떠오르는 기후변화의 사회적 영향에 대한 화두도 던진다.
과도한 이산화탄소 배출과 대기 복사열의 불균형은 온실 효과를 초래했으며, 우리는 전지구적으로 치명적인 기후변화의 시대를 맞았다. 건축가는 도시가 처한 ‘생존’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공론화하고자 파빌리온 내부에 정원을 조성했다. 식물은 여름보다 겨울에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에 배출하여 기후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 파빌리온 내부는 낮에는 15ºC, 밤에는 5ºC를 웃도는 봄철 기온으로 유지된다. 이른바 ‘기후 교정 기계’. 기상천외한 날씨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매개 변수를 물리적으로 조정하여 늘 같은 기후를 유지해 주는 인공 제어 온실이다. ‘영원한 봄’은 그 이름처럼,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세 계절 내내 온화한 ‘봄’이다. 맑은 하늘, 쾌적한 기온, 꽃과 녹음이 만발하는 봄에 사람들이 서로 만나 어우러지듯, 온기로 가득한 ‘영원한 봄’은 사람들을 불러 모아 도시 공동체를 활성화하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
파빌리온 외벽에는 폴리카보네이트로 만든 직경 90cm 짜리 반구형 ‘눈’이 150개나 달렸다. 마치 거대한 곤충의 머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파빌리온 내부에는 가변 기후 제어 시스템과 자동 배기 팬, 알루미늄 호일 커튼, 복사 바닥 난방 시스템 등을 설치하여 실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바로 옆 박물관 건물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도 활용했다. 내부에는 전 세계의 기후 및 환경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시청각 디스플레이가 설치됐다.
‘영원한 봄’은 건축, 예술, 과학, 그리고 사회적 영향력의 총아로서, 도시의 환경과 미래를 둘러싼 문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킨다. 대중이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무엇이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듦으로써 도시 공동체는 더욱 풍요로워 진다.
Project: Perpetual Spring / Location: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MMCA), Seoul, South Korea / Design team: Obra Architects (Pablo Castro, Jennifer Lee, Jinkyung Cho, Lianyuan Ye, Margherita Tommasi, Danchu Cho, Yifan Deng, Alejandra Ahrend, Ruby Kang, Song Gan; Front Inc. (Michael Ra, Hwan Kim); Obra Abim (Hojoong Kim, Anna Na; Moohan Global – Sang Jun Kim); Mahadev Raman, Arup, Princeton University; Dongsimwon Landscape & Design Construction Co. (Gye Dong Ahn, Namjin Lee); Supermass Studio, Taewook Cha; Alan Woo; O-un / Exhibition: 2019.9.~2020.4. / Photograph: courtesy of the archit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