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교회
에디터 현유미 부장 글 김소원 디자인 한정민
자료제공 주.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해운대구 좌동은 부산 최초의 계획도시로 장산역을 중심으로 뻗어 나간 정연한 길과 오래전부터 조성된 골목길이 서로 관통하며 주거단지들을 지나 주변 동네로 이어진다. 온누리교회 본당은 이러한 흐름을 이어받아 땅에서 시작하여 옥상의 야외 하늘예배당으로 연장되는 동선을 따라 입체적인 공간으로 형성되었다. 그 연속적인 흐름으로 생성되는 다양한 레벨의 마당은 지역주민과 신도들이 모여 종교적, 문화적으로 교류하는 공간이 된다. 이를 감싸는 파사드는 대지가 갖는 특질에 반응하며 채워지고 비워지며, 빛과 보는 각도에 따라 다층적으로 변모하는 도시의 조각으로 존재한다.
온누리를 감싸 안는 벽. 구약성서에 나오는 성전의 서쪽 일부, 일명 통곡의 벽을 구현한 이 개념은 종교적 근원의 상징물을 은유하며, 교회의 정체성을 부여한다. 다면체적 외형과 대위법적 관계를 이루면서 형성된 내부 돌벽은 본당의 상징성을 반영한다. 단아한 배경이 된 예배당 후면 벽과 홀을 따라 은은한 빛이 퍼지고 성스러운 신앙의 소리가 울리는 가운데, 거친 돌벽 앞에 방사로 펼쳐진 제단은 이곳이 곧 종교적 소통의 공간을 지향함을 보여준다.
여러 각으로 공간을 감싼 다면체 조형은 프로그램과 사람들의 활동을 담는 플랫폼이다. 또한, 건축의 이상적인 목표를 반영하는 바탕으로서 다양한 행위와 문화, 자연을 품으며 흐르는 공간, 살아 숨 쉬는 장소를 형성한다. 플랫폼으로서 세 가지 기능을 정리하면 ’종교적 플랫폼‘, 즉 종교적 형태와 길의 의미를 상징하며 신앙의 개념을 형성, 그리고 연속적인 동선으로 도시의 길과 광장을 연장하는 ’환경적 플랫폼’, 지역사회의 커뮤니티 시설로서 열린 공간을 지향하는 ‘문화적 플랫폼’으로 나뉜다.
공간을 살펴보면, 지하 2, 3층의 지하주차장과 체육관 위로 지하 1층의 경로실, 기도실, 영아실, 유치부실이 있다. 1층 북카페, 교역자실, 2층 대예배당, 자모실, 새가족실, 3층 소그룹실, 개인기도실, 목양실 등이 있으며, 4층에는 방송실, 편집실, 재정부실이 배치된 한편에 본당으로 가는 브리지가 연결되어 있다. 천장 보이드 아래로 떨어지는 빛과 그림자의 교차가 차분히 길을 안내하는 듯하다. 마지막 5층 세미나실, 휴게실 그리고 녹지가 형성된 하늘광장까지, 전 층에 걸쳐 세심하게 다양한 시설을 갖추게 된 것은 지역주민이 편하게 방문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 그 공간들을 품에 한껏 안은 벽은, 찾아오는 이를 품에 안듯 성스러운 장소로 오르는 길을 내어준다.
작품명: 온누리교회 / 위치: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좌동 877번지 외 6필지 / 설계: 주.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 건축주: 기독교대한감리회 온누리교회 / 용도: 종교시설, 노유자시설 / 대지면적: 2,668.53m² / 건축면적: 1,597.5m² / 연면적: 9,947.10m² / 건폐율 : 59.86% / 용적률: 168.93% / 규모: 지하 3층, 지상 5층 / 주차: 85대 / 구조: 철골철근콘크리트구조 / 외부마감: THK30화강석 고운다듬, THK24 복층유리, 노출콘크리트 / 설계기간: 2007년 / 시공기간: 2010년 / 사진: 건축가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