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소원 기자
기사입력 2023-05-19
제15회 심원건축학술상 당선작으로 서울대학교 환경계획연구소 선임연구원 임한솔의 ‘원림으로 다스리다: 조선시대 감영 원림의 역사와 미학’이 선정됐다.
심원건축학술상은 심원문화사업회 주최로 건축역사와 이론, 미학, 비평 분야의 신진 연구자 및 예비 저술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2008년부터 시행해 왔으며, 1년 이내 단행본으로 출판 가능한 미발표 원고(심사 중에 있거나 심사를 마친 학위논문 포함)를 공모하여 그중 학술적, 논쟁적 가치가 높은 응모작을 선별해 매년 한 편의 수상작을 선정하고 있다. 수상자에게는 1,500만 원의 상금과 함께 단행본 출판 기회를 지원한다.
이번 심원건축학술상은 2022~2023년도 제15년 차 지원 사업에 해당하며, 작년 7월부터 10월까지 접수를 받았다. 1차 심사를 거쳐 2023년 올해 1월 다섯 편의 응모작 가운데 추천작 두 편을 발표했고, 최종 당선작 ‘원림으로 다스리다: 조선시대 감영 원림의 역사와 미학’을 선정했다. 심사는 한양대학교 한동수 건축학부 교수가 맡았다.
조선의 원림은 중국의 화려한 원림, 그에 못지않은 일본 원림의 다채로움과도 다르게 단순하고 소극적이다. 이를 보다 입체적으로 살피기 위해 임한솔은 관 주도의 원림, 그중에서도 감영 원림에 주목한다. 중앙집권적인 지방행정 체제에 따라 공간 역시 관 주도의 영향을 받았고 획일화된 반면, 관영 원림은 지역에 따라 자유롭게 달라졌다. 여기에는 당시의 자연관이 작용했다. 서양과는 달리 자연을 조작하는 것이 아닌 바라보는 관점에서의 태도가 환경과 주체에 따라 달라지는 원림으로 발현되었다는 것. 그 시작에는 도성 원림이 있었음을 밝히며, 감영 원림이 조성된 배경과 전개 양상을 서술해 나간다. 특히 감영은 조선시대 지방의 최고 행정기관으로, 시기에 따른 사회상을 반영하는 동시에 국가 소유물이었음에도 지역에 따른 다양성과 당시 보편적인 자연관이 적용된 조경건축이었다.
이에 심사위원은 감영 원림은 앞서 원림에 주목했던 연구자들이 간과했던 영역으로, 논리를 전개하는 데 기반이 되는 개념을 명확하게 정립했다고 말했다. 먼저 도성에 주목하고 이를 전제로 감영 원림을 해석하는 상호 관계성과 이후 정착, 변화 양상을 검토해 감영 원림의 특징과 의의를 제시했다는 의견이다. 내용 간 연결, 제시하는 사료의 양, 꼼꼼하고 명확한 분석과 해석이 당선작의 장점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임한솔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에서 학사, 한양대학교 건축학과에서 석사, 서울대학교 협동과정 조경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재)역사건축기술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했고 한양대, 성균관대에서 강의했다. 현재 한국연구재단의 박사후 국내연수 지원을 받아 서울대학교 환경계획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건축과 조경이 나뉘지 않았던 시절, 한국 공간 문화의 역사와 미학을 탐구하고 그로부터 얻어낸 앎을 바탕으로 지금의 공간 문화를 이롭게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