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현도시건축사옥
대지 형태를 따라 앉은 중저음의 직방형 매스는 3음절로 분절되어 있다. 그 틈마다 조경, 옥외 휴식공간, 수공간, 쉼터 등의 외부공간들이 다채로운 음색을 내며 조화를 꾀하고 있다. 수직으로 분절된 매스의 내부에는 수평적 매스가 관통하면서 건물 중심부에 아뜨리움이 시원스레 펼쳐지고, 그로 인한 자연 채광으로 내부 전체가 환하게 열린 느낌이다.
뒤로는 해발고도 415m의 연꽃 형상을 한 금련산을 배경으로 삼고, 앞으로는 시야가 탁 트인 광안리 해수욕장과 바다를 조망하는 부산시 광안동에 위치한다. 산과 바다 사이를 오가는 완만한 경사지대의 중간 즈음으로, 사계절 따뜻한 햇살과 부드러운 바람을 경험할 수 있는 조용한 주거지역이다. 6m 도로에 면한 긴 사각형의 대지 주변으로는 소음이 거의 없다. 또한, 동네 곳곳에 녹음이 자리하여 시각 및 정서적으로 편안한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어 작업에 몰입하기에 이상적인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그곳에 건축가가 본인의 작업 공간을 직접 설계한 프로젝트다.
주변이 조용하고 나지막한 주거지역인 점을 의식하면서 2층 이내의 저층형 업무공간으로 목소리를 낮추어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직방형의 매스가 분절과 관통이라는 두 개념의 질서를 갖추고 있는 점이나 내외부가 노출콘크리트의 모노톤으로 마감되어 있는 점은 주변의 여느 공간들과는 분명 차별화되고 감각적인 목소리로 이목을 끈다. 3개의 매스로 분절되고 틈틈이 빛을 유입시키고 있는 조형 및 건축적 장치들은 회사명인 삼현, 즉 세 개의 현이라는 의미가 추상적이고 은유적인 방식으로 표현된 것이다.
분절과 관통에 참여하고 있는 요소들은 건물이 차지하고 남은 빈 외부공간, 다양한 크기의 정방형 내부공간, 그 사이의 틈에 채워진 빛, 이 세 가지다. 이들 세 요소는 건축물의 입구부터 시작해 내외부 동선 전체를 따라 다양한 시퀀스를 연출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빛과 음영과 계절의 변화가 이 시퀀스의 극적인 변화를 촉진시키고 또 고무시키리라 짐작하게 된다. 덕분에 외부 요소들로부터 채실자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는 동시에 주변과 함께하고 있는 경험을 내부에서도 활짝 열린 공간 못지 않게 누릴 수 있다.
작품명: 삼현도시건축사옥 / 위치: 부산광역시 수영구 광안동 536-55 / 설계: 삼현도시종합건축사사무소(김용남) / 시공: 도우건설(주) / 건축주: (주)에스케이에스스페이스 / 용도: 사무소 / 대지면적: 357.2 m² / 건축면적: 241.16 m² / 연면적: 390.53m² / 건폐율: 59.96% / 용적률: 100.93% / 규모: 지상 2층 /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 완공: 2021년 / 사진: 윤준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