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양양
Ho Me Yang Yang
작은 건물 세 채가 저마다의 향으로 흩어져 앉아 있다. 세 동 모두 단층으로 지붕이 나지막하고 아담한 것이 바다 위 하늘을 이고 앉은 듯 고요한 해변 마을의 풍경을 그려낸다. 변두리 해안가의 정겹고 소박한 풍경을 누리고 싶어 하는 의도가 엿보이는데, 그런 마을 풍경과 해변의 정서를 정작 건축물 스스로가 연출해 내고 있다.
세 동의 건축물은 지극히 정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해변의 평화로운 분위기를 고스란히 반영한 것이다. 그렇다고 바다와 파도가 주는 활력이 배제된 것은 아니다. 반짝이는 골함석과 폴리카보네이트, 강렬한 태양빛을 아련하게 투과시켜 주는 유리블록, 해안가 여느 여염집을 연상시키는 지붕선, 바다나 하늘보다 튀지 않는 색감 등 다양한 재료들이 조합되고 다양한 장면들이 중첩을 이루며 바다를 상징하고 그 자유로움과 역동의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각각의 건축물들은 전체가 하나의 조형인 동시에 각 동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전면의 리셉션 동과 두 동의 독채는 주출입부에 자리하는 중정을 공유한다. 그곳을 중심으로 두 갈래의 골목길처럼 나누어진 길을 따라가다 보면 독립된 각 동의 현관에 이른다. 후정後庭처럼 대지 후면에 위치하는 두 동의 정원은 같은 방향을 바라본다. 하지만 담장으로 나누어지고, 하부가 오픈된 독립 구조물과 수 공간으로 인해 각기 독립된 시선으로 사적 영역을 확보한다.
강원도 양양은 서핑을 찾아 모여드는 젊은 활기와 자유로움으로 대표되는 해변이다. 양양 중에서도 다른 해변에 비해 평화롭고 조용한 분위기로 입소문이 나 있는 장소로 하조대 바닷가를 꼽을 수 있다. 비교적 가족 단위의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그곳의 게스트하우스다. 좋을 호好, 아름다울 미美, 큰 바다 양洋 그리고 다시 한번 큰 바다 양洋으로 강조한 이름 호미양양은 ‘취향의 아름다움好美이 듬뿍 담긴 공간洋洋’이라는 뜻이다. 집을 찾는 손님들과 같이 공유하고 싶은 취향이 담긴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조대 해수욕장 일대는 관광 및 휴양 지구단위계획 구역으로 지정되어 높은 용적률을 허용하는 지역이다. 이를 감안하면 세 개 동으로 구성된 단층의 게스트하우스는 대담한 선택으로 보인다. 건축의 최대 면적 확보나 경제성과 생산성보다 이름에 담긴 의미를 실현하는 데 더욱 우선을 둔 것이 외관을 통해 전해지기 때문이다. 건축주의 취향과 게스트가 만나는 다양한 접점에 유독 중점을 두다 보니, 그 외의 요소들에 대해서는 조촐하고 소담스러운 것에 만족하는 표정이다.
작품명: HO ME YANG YANG / 위치: 강원도 양양군 하광정리 638-2 / 설계: 스테이 아키텍츠 / 설계담당: 홍정희, 고정석 / 인테리어설계: 스테이 아키텍츠 / 시공: 직영공사 / 구조설계: SM구조 엔지니어링 / 기계, 전기설계: ㈜세원엔지니어링 / 조경설계: 보타니컬 스튜디오 삼 / 브랜딩: 하이드라프트® / 조향: 페일블루닷 / 건축주: HO ME YANG YANG / 용도: 숙박시설 / 대지면적: 581m² / 건축면적: 161.96m²/ 연면적: 141.91m² / 건폐율: 27.87% / 용적률: 24.43% / 규모: 지상 1층 / 높이: 5.47m / 주차: 4대 / 구조: 매트기초, 경량목구조 / 외부마감: 골강판, STO외단열시스템 / 내부마감: 자작나무, 유리블럭, 도장 / 설계기간: 2020.11~2021.4 / 시공기간: 2021.5~2022.2 / 사진: 홍기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