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립미술관
‘감각의 시어’ 전
건축과 조각의 본질은 물성과 공간, 신체와 관련한 예술이라는 점에서 유사하다. 건축과 조각의 만남이 낯설지만 친숙하게 여겨지는 것은 목적과 과정에 차이가 있음에도 재료를 빚어 물질의 존재감을 만들어낸다는 같은 출발점을 가져서가 아닐까.
건축가 김준성과 조각가 최인수의 사유 여정을 오롯이 보여주는 ‘감각의 시어’ 전이 7월 9일까지 성북구립 최만린미술관에서 열린다.
조각가 최만린의 삶의 터전이자 작업공간을 공공 미술관으로 재탄생시킨 최만린미술관은 그의 작품세계를 깊이 조망하는 동시에, 지역미술관으로써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감각의 시어’는 최만린의 작품이 아닌 타 작가의 작업으로 이뤄지는 첫 전시로 건축과 조각 두 장르의 대화를 ‘집’이라는 특별한 전시 공간에 담았다.
집이라는 공간을 거닐며 작가가 이룩한 물질을 각자의 감각으로 자신의 세계로 받아들이는 것. 이 과정을 이미지와 음악성 두 가지를 내포하는 언어 ‘시어詩語’로 대치시킨 전시는 집에 대한 기억을 꺼내고 새로운 상상을 통해 ‘집’의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하나의 제안으로도 볼 수 있다.
건축가 유하니 팔라스마는 “우리 시대의 건축은 눈의 망막 예술로 전환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존재의 경험 대신 이미지로 대체된 건축, 조각 역시 조형성은 약화하며 시각 중심으로의 전환을 맞이한 이러한 흐름 속에 김준성과 최인수의 공통적인 지향점이 몸의 감각을 통한 소통의 의지라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감각을 통한 지각은 시공간을 확장해 더 넓고 깊은 경험을 선사한다. ‘몸의 관계 맺기’라 할 수 있는 이번 전시에서 감각과 상상력을 통해 작품에 내재한 흔적과 감촉을 느끼고, 작가의 삶이 켜켜이 쌓인 공간의 울림을 경험해보기를 바란다. 자료제공 / 성북구립 최만린미술관
– 일시: 4.12(월)~7.9(토)
– 시간: 10:00~18:00
– 장소: 성북구립 최만린미술관 (일,월,공휴일 휴관)
– 참여작가: 김준성(건축가), 최인수(조각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