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살아 숨 쉬는 주택
The House of Remembrance
네리 앤 후 디자인 연구소 | Neri&Hu Design and Research Office
중정이 돋보이는 사합원 주택은 유교 사상이 반영된 중국 전통 주거 양식으로 대가족이 살기에 적합한 형태이다. ‘한 지붕 아래 함께 살기’. 개인 주택을 설계하는 이 프로젝트를 대변해주는 말일 것이다.
건축주의 요구 사항은 매우 독특했다. 무엇보다 기존 주택 부지에 새로 짓는 이 집에서는 자매 셋이 함께 살 수 있어야 했다. 세 자매는 예전부터 한 집에 살고 있었지만 이들 모두가 성장한 지금에 와서는 공간이 너무 협소하게 느껴졌다. 또 다른 요구 사항은 돌아가신 자매의 어머니를 추모할 수 있는 정원 형태의 자그마한 추모 공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자매들이 어릴 때 살던 집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였던 지붕의 형태를 신축 건물에도 고스란히 반영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기존 주택은 영국 식민지 시대의 방갈로 양식에 비를 피할 수 있는 깊은 처마와 같은 말레이시아 전통 가옥의 흔적과 빅토리아 시대의 장식이 혼합된 스타일이었다. 지붕의 기능성과 자매가 갖고 있는 주택 양식에 대한 정서적 유대감을 파악한 네리 앤 후 건축사무소는 이를 재해석해 박공지붕의 상징적인 특성을 충분히 수용하고 중정을 삽입한 형태의 주택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