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2021년 젊은 건축가상’ 수상자가 발표되고, 건축 행사와 작품 전시회를 통해 세 팀의 수상자, 구보건축(조윤희), 아키후드(강우현, 강연진), 아파랏체(이세웅, 최연웅)의 작품을 만나왔다. 여정의 마침표로 동시대 젊은 건축가로서의 고민과 건축적 사유, 각자가 그리는 내일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들을 엮은 작품집이 발간됐다. 특별히 올해 작품집에는 5명의 수상자가 함께 만든 좌담이 실렸다. 젊은 건축가들이 서로 묻고 답하는 역할을 오가며 자유롭고 심도 있게 논의를 나눴다. 이어서 건축가 노트와 완공 프로젝트 5~6편, 심사평이 수록됐다.
태도로서의 건축, 작은 것과 큰 것, 부분과 전체, 마감과 기능, 구조, 결국 그들은 건축이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방향으로 대화를 나눴다.
주어진 조건을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건축 설계 작업을 시작하는 조윤희는 작업 과정에서 늘, 나의 작가로서의 자의식이 과잉 투사 되지는 않았는지, 현실 조건에 대한 파악이 충분히 이루어졌는지 검토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나는 어떤 건축을 해야 할지, 10년, 20년이 지나도 가치 있는 건축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다.
아키후드는 완성도 높은 건축 작업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명료하기에 드러나는 대비가 그들이 가진 강점이다. 늘 대지에서부터 시작되는 아키후드의 건축 작업은 대지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까지 바꾸어 놓은 건축이란 행위의 힘이 폭력적으로 발휘되는 것을 항상 경계한다. 그들이 만든 이전과는 다른 경험과 변화가 그 장소와 균형을 이루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스스로도 우리는 대중적이지 않다, 거꾸로 가는 건축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아파랏체의 건축 작업은 모든 물질로 구축된 존재들의 보편적인 특징인 단순한 것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그들은 단순함 그 자체가 아닌, 단순한 것 속에 풍부한 관계를 만들어내는 작업을 통해 그들만의 건축을 하고 있다.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 사이의 기이함을 추구하며 밀도 있는 작품을 이어가고 있는 그들은 다음 작품에서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까.
구보건축을 제외하고 아파랏체는 다섯 번, 아키후드는 세 번의 도전 만에 젊은 건축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구보건축 조윤희는 상을 통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헛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큰 위로를 받았고, 아키후드 강우현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일부러 불편해지는 건물을 한번 해보고싶다는 자극을 받았다. 그런가 하면 아파랏체 이세웅은 한국건축의 다양성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요즘 가장 관심이 있는 분야, 사람들을 만나면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주제가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세팀은 이렇게 답했다.
“왜 우리는 아파트만 짓고 있는가?”, “우리의 건물을 짓고 싶어요.”, “공공 건축의 진행 시스템” 이라고.
그들은 서로 다른 건축을 하는 듯 보이지만, 서재원 심사위원이 말한 ‘건축가 고유의 보이스’를 가진 건축을 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는 점에서 같다. 세 팀의 젊은 건축가에 덧붙인 <섬세하게 유연하게 낯설게> 라는 제목을 염두에 두고 작품집을 즐겨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