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소원
기사입력 2023-04-28
서울시가 ‘2천 년 역사도시 서울’ 발굴을 목표로 한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도시계획 및 서울시정 방향을 고려하여 핵심 공간들의 역사성을 제고하고, 4대문 안을 중심으로 한 조선시대 역사와 나아가 서울 전역의 현대사까지 대상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4대 분야, 11개 전략, 45개 추진과제가 수립됐고, 시는 향후 5년간 역사 분야에 총 1조 2840억원의 예산을 들인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앞서 25일 문화재청은 지난해 9월부터 국립서울문화재연구소가 진행한 광화문 월대 복원 및 정비 발굴 성과와 향후 계획을 공개했었다. 월대란 궁궐의 정전과 같은 중요 건물에 길게 다듬은 장대석으로 설치한 건축구조물을 말한다. 특히 광화문 월대는 궁궐 정문에 난간석을 두르고 기단을 쌓은 사례로는 유일하다.
발굴 결과 월대 전체 규모는 남북길이 48.7m, 동서너비 29.7m다. 월대 가운데 광화문 중앙문까지 임금이 지나는 길, 어도지는 너비가 7m에 달한다. 비교적 원형이 남은 동편을 참고해 경복궁 중건 시 월대의 전체 모습도 가늠할 수 있었다. 광화문 월대를 복원하는 데 필요한 실물자료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성과를 이룬 조사였다.
이를 바탕으로 도중에 훼철되어 이전된 월대 부재를 이용해 문화유산수리 전문가와 전통 기법대로 원형을 복원할 예정이다. 서울시와 협력하여 월대 주변부 정비사업까지 추진한다. 복원된 모습은 10월 중 궁중문화축전과 연계하여 공개된다.
이처럼 문화재청이 우리나라 궁궐의 발굴, 복원사업을 수행하는 가운데, 서울시가 발표한 제2기 역사도시 서울 기본계획을 더하면 서울이 역사도시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도심권에서는 경복궁, 광화문 월대, 덕수궁 선원전 등 조선시대 주요 유적을 복원한다. 4대문 중 유일하게 복원되지 않았던 돈의문은 기본 구상부터 시작해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추진한다.
동남권의 경우 백제 왕성인 풍납동 토성 복원에서는 왕궁 추정지를 포함한 핵심 권역을 집중 보상하며, 주민을 고려한 정주환경을 개선한다. 의정부지는 유구를 복토하는 대신 주요 건물을 디지털 복원하고, 역사유적광장으로 조성하여 시민들에게 개방한다. 복원이 어려운 경희궁지, 고대 백제 왕성은 학술 고증을 철저히 거친 후 디지털로 복원한다. 한편, 고려 남경의 궁궐터로 추정되는 청와대, 고려 건축물 흔적이 출토된 신영동 유적지 등을 활용해 고려사 연구의 기초 작업에도 착수한다.
더불어 전시와 보존 기능을 모두 갖춘 수장 역량을 제고하고, 시민들이 역사문화유산을 가까이서 관람할 수 있는 박물관, 전시관을 조성하는 일도 추진한다. 한강변에서는 관련한 체험 프로그램을 주제별, 지역별로 기획해 연다. 서울 시내 매장 문화재를 표시한 분포지도 제작, 다양한 연령층에 맞춘 역사교육과 같은 부수적인 작업도 겸한다.
최경주 서울특별시 문화본부장은 “이번 ‘제2기 역사도시 서울 기본계획’은 2천년 역사도시 서울의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시민들이 언제든지 ‘역사와 함께하는 일상’을 누릴 수 있게 하고, 국내외 관광객들에게는 ‘역사문화도시’로서 서울의 매력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역사문화 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