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소원 기자
기사입력 2023-04-19
13일 열린 경부선 천안역사 증∙개축 기타설계 중간보고회에서 새 역사 디자인이 공개되었다. 고건축을 현대화한 새 디자인 콘셉트는 ‘전통을 바탕으로 미래를 연결하는 새로운 관문’을 상징한다. 천안역 주변이 왕의 임시거처로 활용한 화축관과 관아 자리였다는 장소성과 역사성도 반영되었다. ‘모두에게 편안한’ ‘자연과 어우러지는’ ‘시민과 함께하는’을 방향성으로, 원도심 활성화와 함께 천안역 광장의 기능을 회복하는 디자인 안이다.
이번 증∙개축 재추진 소식이 반가운 이유는, 천안역이 2003년부터 임시역사 신세였기 때문이다. 천안역은 경부선, 호남선, 전라선, 장항선과 수도권 전철까지 국가 철도 6개 노선이 경유하는 분기역임에도, 이용객 수가 전국 역사 중에서도 높은 순위임에도 20년 가까이 제모습을 온전히 갖추지 못했다.
천안시는 1996년 수원~천안 간 복선전철사업에 따라 천안역 규모를 키우고자 민자역사 계획을 세워 신역사 건설을 추진했다. 이로 인해 기존 역을 철거하고 임시역사를 세워 사용한 것이 2003년 10월. 그러나 이후 진행이 순조롭지 못했다. 2009년 최종 착공신고 뒤로도 공사가 진행되지 않자, 2012년 시는 건축허가를 취소하게 된다.
애초에 한시적 사용을 목적으로 세운 임시역사이기에 이용객들의 불편은 지속될 수밖에 없었다. 새 역사를 짓는다면 임시역사를 보완하는 일이 예산 낭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황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 동부 출입구에는 아직도 에스컬레이터가 없다. 2015년 화장실의 화변기를 양변기로 교체한 것으로 그나마 시설이 개선되었다고.
사업 재개 소식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에 이미 천안시는 한국철도시설공단과 협약을 맺고, 2019년 5월 설계공모를 실시한 뒤로 그해 8월 설계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그러나 2020년 9월, 천안~청주공항 간 복선전철사업을 위한 타당성 조사가 진행되면서 사업은 또다시 중단되었다. 이때 시는 천안~청주공항 간 복선전철사업과 천안역의 증∙개축 사업은 별도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들어 국가철도공단과 국토교통부를 설득했다. 결국 시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면서, 2022년 1월부터 공식적으로 설계 작업이 다시 한번 재개되었다.
2019년 설계공모 당시 예정되었던 총 사업비는 284억 원, 계획 규모는 증축 2,953m2, 개량 5,207m2, 존치 305m2, 총 8,456m2였다. 사업을 재개하면서 달라진 내용으로는, 국비 299억 원과 지방비 501억 원 포함 총 800억 원 투입 그리고 전체면적 1만 1,640m2 중 4,440m2는 기존 임시역사를 개량, 7,200m2는 증축한다는 계획. 완공 목표 시기는 당초 예정대로 2026년 말이다.
2023년 3월 기준으로 국토부와 코레일이 공동 추진 중인 철도역사 개량사업 대상지는 총 48곳이다. 2019년부터 지자체와 협의를 거쳐 시행해온 사업으로, 노후한 철도역사를 안전한 시설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공사 중인 역사는 7곳, 설계 중인 역사는 31곳, 설계 착수 예정지는 10곳이다. 천안역은 설계 중인 31곳에 속하며, 금년 착공 예정지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승차 인원 하루평균 1만 300명, 하차 인원 하루평균 1만 2619명으로, 이용률이 전국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천안역. 불투명했던 신역사의 윤곽이 구체적으로 그려진 만큼 20년 숙원사업의 앞으로 성과가 주목된다. 자료제공 / 천안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