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소원 기자
기사입력 2023-06-30
국내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아파트, 서울 충정아파트가 철거되고 지상 28층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선다. 해당 건물은 2022년 6월 완전 철거가 확정되기 이전까지 기록 가치를 인정받아 보존 방안 논의가 있었던 만큼 서울시는 건물의 현재 위치에 3D 스캐닝 방식으로 기억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제9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마포로 5구역 제2지구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및 정비계획 결정 변경(안)’을 수정 가결했다. 마포로 5구역 제2지구는 1979년 9월 처음 재개발구역으로 설정되었고, 이후 2009년 6월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변경 지정되었다. 충정로역 인근에 위치해 입지 조건은 우수하나 노후 및 불량 건축물이 밀집해 있고 오랜 시간 개발이 미뤄져 온 탓에 환경 개선이 필요한 곳이다.
이번 5-2지구 정비계획에는 충정로 역세권 일대 주거 공급, 충정로변 가로 활성화 유도 외에 충정아파트 흔적 남기기 계획도 포함됐다. 충정아파트가 속한 사업대상지 충정3가 25-70번지 일대는 연면적 약 4만 2천m2, 지하 5층 지상 28층 규모 건물을 세울 예정이며, 지면과 접한 지상 2층 이하 지하 1층까지 가로활성화 용도의 근린생활 시설이, 지상 2, 3층에는 건축물 기부채납을 통한 사회복지시설이 들어선다. 이로써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는 충정아파트와 관련해 시는 공동체, 주거문화를 엿볼 수 있는 중정 및 가족형주호 등을 3D 스캐닝 외 다양한 형식과 콘텐츠를 활용해 기록보존방식으로 충정아파트의 가치를 담는 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다.
충청아파트는 서울시 건축물대장 기준 1937년 준공해 이후 원래의 형태와 용도, 이름이 몇 차례 바뀐 역사를 지나 1980년대부터 지금의 이름으로 현재까지 주거 건축물로 사용해 온 주거사 초기 아파트다. 2018년 시행한 안전진단 결과 D등급을 받았음에도 그 역사 가치를 보존하자는 의견이 모아지기도 했지만, 2020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최종 통과하지 못하게 된 이후로 2021년 8월 도시계획위원회의 보류 결정으로 인해 2022년 6월 재상정하였으나 완전 철거하기로 결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