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목동 세컨 라이프 하우스
에디터 전효진 차장 디자인 한정민 글 황혜정
자료제공 디어건축사사무소
건물을 이루는 선이 최소화되어 허공을 간결하게 정리하고 있다. 최소의 선이 만들어 내는 입면들 역시 사심을 매끈하게 잘라 낸 모습으로 절제를 피력하고 있다. 서사가 사라지고 형체가 사라져도 아름다움은 있을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추상화가 피트 몬드리안Piet Mondrian의 면 분할 그림이 입체적 공간의 분할로 표현된 느낌이다.
건축의 코어가 외부 도로를 향해 배치되어 있어서 미니멀한 최소의 입면이 정면으로 드러나 보인다. 정면에서는 창호도 최소 규모의 띠창 형태로만 계획되어 있으며, 채광 창호는 측면으로 향해 있다. 창호 하나와 1층의 현관이 정면 개구부의 전부이고 정면의 나머지 면은 회색빛 시멘트 벽돌로 촘촘하게 채워진 듯 비어 있다. 도로를 향해 나 있는 외부 난간에는 투명 강화유리가 사용되어 입면의 면이 줄어 있고, 측면과 후면은 안전을 위해 철재 난간이 계획되어 있다. 건물의 네 면 모두 말수를 아끼듯 절제와 간결함 외에는 애써 다른 표정을 짓고 있지 않다. 주변의 여느 다세대 주택과는 많이 다르게, 다소 차가운 듯한 감성이 그래서 더 눈에 띈다.
최소의 면과 선이 고려된 것은 인테리어 디자인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각 층별로 내부 입면에서 최소의 면을 보이고자 여러 면을 합치거나 숨겨 놓고 있다. 세탁실, 건조실, 보일러실의 문 등으로 나누어지는 입면을 히든 도어로 최소화하고 있고, 조명을 통해서도 라인 조명과 다운라이트 조명을 활용해 최소의 면 분할을 의도하고 있다. 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 역시 최소한의 선과 면으로만 처리된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화장실 공간에 보다 만전을 기한 듯 보인다. 결과적으로 좁지 않으면서 세련된 공간이 만들어진 덕분에 나머지 공간들인 세탁실, 보일러실, 주방 등의 공간이 더 확보되고 있다.
지상 1층 규모의 오랜 가옥이 자리하던 곳으로, 40대의 건축주가 소프트웨어 회사를 그만두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 친구와 동업하여 3층 규모의 주택을 계획한 경우다. 입면을 최소로 한다는 것은 기존에 없는 디테일을 만드는 일이어서 저예산 및 공간의 효율성과의 갈등이 불가피했을 것이다. 건축주와 건축가 모두 시간과 집중력을 들여서 일련의 과정을 통해 가능한 접합점을 찾은 결과물이다.
작품명: 면목동 세컨라이프 하우스 신축 / 위치: 서울특별시 중랑구 면목동 651-17 / 설계: 디어건축사사무소(주) / 설계팀: 조한무, 정유진, 김수빈, 김문희 / 감리: 디어건축사사무소 / 시공: (주)지아택건설 / 구조설계: (주)라임구조 / 전기설계: (주)삼덕 엔지니어링 / 건축주: (주)세컨드라이프 / 대지면적: 95.5m² / 연면적: 126.22m² / 건폐율: 55.29% / 용적률: 132.17% / 규모: 지상 3층 (높이 10.9m) / 구조: 철근콘크리트 / 외부마감: 이형 벽돌타입 / 단열재: T120 준불연 단열재 / 담장재: 시멘트블럭 / 창호재: 피엔에코 방화창, 동해공영 방화창 / 완공: 2022 / 사진: 이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