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블라 기후주택
에디터 한정민 글 김소원 디자인 여승윤
자료제공 안드레 자크 / 폴리티컬 이노베이션 오피스 + 미구엘 메사 델 카스티요
스페인 무르시아 지방의 몰리나 데 세구라는 1980년대 이후 광활한 자연이 펼쳐지는 시골에서 교외 도시로 탈바꿈했다. 이러한 개발의 결과로 골짜기를 이루었던 땅이 평평해지면서 환경이 많이 파괴되었다. 스페인어로 람블라ramblas라고 칭하는 이 골짜기는 계절별 강우량의 영향으로 땅의 줄기가 새겨졌으며, 그 위에 다양한 생물이 생태를 이루곤 했다. 람블라는 몰리나 데 세구라 생태의 기후 및 토양 안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쾌적함, 탄소 고정, 생태적 얽힘의 통로가 된다.
주택 개발지는 이곳 지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불투성 포장도로로 뒤덮이고 공장에서 찍어 낸 카탈로그 속 모더니즘 모조품이 늘어서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람이 많이 부는 탓에 수입 야자수와 인조 잔디가 자연 식재를 대신했다. 지역 건축가 미구엘 메사 델 카스티요 클라벨의 형제들은 매년 여름 이곳을 찾아와 긴 휴가를 보내며 자연을 벗하곤 했다. 형제 가족들이 지낼 집을 의뢰받은 그는 자신이 나고 자란 지역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디자인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