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키스
비슷비슷한 건물들이 늘어서 있는 망원동의 평범한 골목길. 그곳에 마치 깃대를 꼽은 듯한 모습으로 시선을 끄는 건물 한 채가 들어섰다. 디자이너가 기획부터 건축, 운영까지 총괄한다면 어떤 공간을 만들 수 있을까. 그런 고민에서 탄생한 근린생활시설 ‘레이키스’다.
주어진 대지는 망원시장으로부터 이어진 큰길의 이면. 그러나 옆 건물의 주차장에 접해 있어, 같은 골목길에 있는 여느 부지들과는 달리 남쪽의 큰길에서 바로 눈에 띄는 땅이다. 자연스레 골목길 쪽이 아닌 주차장을 면한 남쪽이 건물의 얼굴이 된다. 메인 입면에는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통창을 설치했다. 큼직한 창문은 건물 안에 들어온 방문객들에게는 개방감을 선사하고, 건물 밖 행인들에게는 건물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시원스러운 느낌의 남쪽 입면 뒤로는 우아한 곡선의 벽체가 솟아있다. 지붕보다도 높이 솟은 이 벽의 정체는 계단실의 외피. 돌출된 반원형의 계단실 벽체는 건물보다 더 짙은 색, 더 거친 질감의 재료로 마감되었는데, 마치 깃발을 든 기수처럼 건물의 상징성과 인지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한편, 계단실 외피의 둥근 형태는 건물을 관통하는 디자인 언어다. 1층 필로티와 남쪽 입면 등 외부로 드러나는 기둥에도 적용되어 통일성을 더한다.
1층 전체 면적의 절반가량은 외부공간인 마당으로 조성했다. 거리를 거닐던 행인들은 길의 연장선인 마당을 통해 자연스럽게 상점에 다다르게 된다. 부지 한켠에 위치한 계단실도 햇빛과 바람을 느낄 수 있는 반 외부 공간이다. 외부를 향해 열려있기 때문에 밖에서는 사람들이 오르내리는 모습을, 고개를 들면 계단 참의 작은 구멍을 통해 하늘을 볼 수 있다.
2, 3층은 하나의 실을 두 개의 매장이 나누어 쓰는 구조로 계획했다. 작은 상점들이 많은 망원동의 특성을 반영한 공간 구성이다. 여기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복도의 폭이 꽤 넓다는 점이다. 임대 매장들의 마당처럼 쓰이길 의도한 것으로, 층마다 특색을 드러내는 이 공간들은 다채로운 구경거리가 있는 산책길이 된다.
4층은 일조권 제한으로 인해 2, 3층에 비해 바닥 면적은 좁지만, 세 면에 창을 낸 덕분에 시원한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그중에서도 테라스를 면한 기울어진 면에는 여닫이창을 두어 안팎의 물리적 교류를 가능케 했다. 주방에서 만들어진 음식은 이 창을 통해 테라스로 바로 전달될 수 있어, 밖에서도 편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작품명: 레이키스 / 위치: 서울시 마포구 망원동 399-34 / 설계: 스튜디오스투키 / 시공: 엘림건설 / 용도: 근린생활시설 / 대지면적: 119.3m² / 건축면적: 68.21m² / 연면적: 295.01m² / 건폐율: 59.92% / 용적률: 185.21% / 최고높이: 13.5m / 규모: 지하1층, 지상4층 / 주차대수: 2대 / 구조: 철근콘크리트 / 외부마감: STO / 사진: 텍스처 온 텍스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