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드큐브 창동
에디터 전효진 차장 글 황혜정 디자인 한정민
자료제공 주.시아플랜건축사사무소
도시 속 건축이라기보다 수평의 도시와 수직의 도시가 낯설게 조우하는 풍경으로 다가온다. 기존과는 다른 기조에 어색해 하는 기존의 도시를 향해 수직의 도시는 적극적으로 구애의 신호를 흘려보내고 있다. 환하게 공간들을 열어 놓고 끊임없이 도시를 응시하고 도시에게 말을 건넨다. 도시를 끌어들이고 싶어 하며 도시와 에너지를 주고받고 싶어 한다. 마치 기하학의 춤사위를 보는 듯 그 몸짓이 가히 극적이고 역동적이다.
서울시 창동·상계 지역에 새롭게 들어선 복합문화공간이다. ‘2030서울플랜’과 관련하여 창동·상계 지역이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연계된 사업으로,‘창업 및 문화 산업 단지’ 조성의 일환으로 들어선 공간이다. 2018년 국제설계공모를 통해 총 7개의 작품 중 최종 선정된 작품 ‘컨버전 플랫폼Conversion Platform’이다.
창동·상계 지역은 대규모 주택 단지, 철로, 막다른 길 등으로 파편화되어 있는 도시의 전형을 보여 준다. 이를 회복하는 차원에서 조각난 도시 조직들과 고립된 공간들을 서로 연결하고, 시민의 발길을 모으고 끌어들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모든 방향에서 도시와 접점을 만들어 내고, 모든 층 모든 공간에서 접근 가능한 ‘오픈 스페이스’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입면이나 모서리가 음각으로 절삭된 곳도 있고, 반대로 양각으로 도시를 향해 돌출된 부분도 있다. 지층에서는 도시가 건물을 관통하여 흐르기도 한다.
이 모든 열린 공간들에 관해 일정한 질서는 없다. 단순히 평면적으로만 접근하는 것도 아니다. 마치 평면의 도시를 접어 올린 듯 3차원적 입면과 단면으로 구성되는 가운데 자연스레 드러나게 된 공간처럼, 오픈 스페이스가 인식된다. 이처럼 수직적인 매스 구성으로 생성된 비움의 공간은 도시와 접하는 오픈 스페이스를 더욱 증대시키고 있다.
분야별로 구분하던 프로그램의 조닝 방식에서 탈피하여 각각의 프로그램들을 입체적으로 연계시키는 작업에도 오픈 스페이스가 중요하게 작용된다.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수직적으로 적층되는 동시에 열린 공간을 통해 긴밀히 연결되는 것이다. 랜드스케이프를 통해 연결되는 커뮤니티 공간은 서로 다른 프로그램이나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우연히 혹은 자연스레 마주치게 된다. 의도된 이 우연은 새로운 이벤트, 새로운 문화, 새로운 커뮤니티, 새로운 분야의 창업으로 이어지면서 수직의 도시 안에서 문화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 갈 것이다.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최고의 시너지이자 비옥한 인프라가 된다.
오픈 스페이스를 중심으로 연결된 연속적인 공간은 지역의 복합환승센터, 아레나, 중량천까지 녹지의 축을 형성하며 수평의 도시로 이어져 흐른다. 도시와 끊임없이 소통하는 가운데 지속가능하고 미래지향적인 변화와 성장으로 지역을 환기시켜 줄 문화적 공간적 랜드마크가 되리라 기대된다.
작품명: 씨드큐브 창동 / 위치: 서울특별시 도봉구 창동 1-28번지 / 국제설계공모, 기본설계: 주.시아플랜건축사사무소, 주.디자인그룹 오즈 / 실시설계: 주.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주.행림종합건축사사무소 / 용도: 문화창업오피스, 문화집객시설, 창업창작 레지던스 / 대지면적: 10,746.30m² / 건축면적: 6,243.29m² / 연면적: 131,626m² / 규모: 지하 7층, 지상 17층, 지상 49층 / 구조: 철골철근콘크리트조, 철근콘크리트조 / 시공기간: 2019.9 ~ 2023.7 / 완공: 2023.7 / 사진: 주.시아플랜건축사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