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3-09-14
서울시가 ‘보이는(미술관형) 수장고’를 건립한다. 서초구 구(舊) 정보사 부지에 2028년 예정된 수장고는 보유한 모든 소장품과 미술품의 복원 과정까지 100% 공개하는 국내 최초의 사례로, 미술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한다.
‘미술관형 수장고’는 미술관의 일방적인 소통방식에서 벗어난 ‘융합형 뮤지엄’이다. 오늘날 세계 뮤지엄 운영의 개념이 기존의 ‘관리’와 ‘수집’의 개념에서 시민과 함께 소통하는 ‘개방’과 ‘활용’으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에 발맞춘 시도다. ‘미술관형 수장고’를 통해 관람객은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서울시 대표 소장품 약 10만 점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그동안 서울시 산하 박물관·미술관이 소장한 자료 중 학술적·심미적 가치가 높음에도 특정 전시 주제와 맞지 않아 미처 선보이지 못했던 문화예술 자원들을 적극 공개할 방침이다.
수장고 건축은 종합예술로서 건축물 자체가 하나의 문화예술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기획했다. 기존 미술관의 정형성을 벗고 변화와 실험이 공존하는 랜드마크를 건립하기 위해 프리츠커 수상자를 포함한 국내외 건축가 7명을 초청, 공모가 진행된다. 완공 이후에는 건축가의 설계 의도나 건축 과정, 건축방식과 특징 등에 대한 설명과 체험,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관람객은 단지 수장고만, 또는 기획전만 관람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예술’로서 수장고 자체를 경험하게 된다.
공모에 초청된 해외 건축가로는 런던 밀레니엄 브릿지·런던 시청, 애플 파크와 전 세계 애플 스토어를 설계하고 프리츠커상을 받은 포스터 앤 파트너스(영국), 같은 프리츠커 수상자이자 런던 테이트모던·뮌헨 알리안츠 아레나를 설계한 헤르조그 드 뫼롱(스위스), 세계 최고의 개방형 수장고인 로테르담 디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을 설계한 MVRDV(네덜란드), IOC 본부와 UN City를 설계한 3XN사(덴마크)가 있다.
국내에서는 부띠끄 모나코, 상하이 엑스포 한국관을 설계한 조민석, 클리오 사옥으로 2021년 한국건축문화대상을 받은 임재용, 홍익대학교 교수이자 2016년 한국건축문화대상을 받은 유현준 건축가가 참여한다.
이번 설계공모의 심사위원으로는 김성홍위원장, 서울시립대학교, 손진이손건축, 민성진SKM건축, 존홍서울대학교, 예비위원, Grace LaHarvard GSD, Chair of the Department of Architecture, 미국, Fernando MenisEuropean University of the Canary Islands (EUC), 스페인 6명이 선정됐다. 심사위원단은 미술관형 수장고의 미래 비전과 대상지의 기후조건에 대응한 기술적·환경적 혁신, 새로운 전시와 수장을 위한 아이디어 등을 중점으로 심사할 예정이다.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설계 공모인 만큼 많은 시민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 심사는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도록 현장을 공개하는 동시에 유튜브 생중계도 진행한다. 12월 심사를 거쳐 올해 안으로 설계자를 선정하며, 자세한 일정은 추후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