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서울시가 주최하는 모든 공공건축물 설계공모전에서 종이가 사라진다.
서울시는 지난 14일, 공공건축물 설계공모 전 과정을 100% 디지털·온라인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오프라인 제출물 준비에 걸리던 시간과 비용이 대폭 절감되는 디지털 공모의 시행이 건축가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결과물의 수준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 공모는 공고부터 참가 신청, 작품 제출이 모두 홈페이지에서 이뤄지고, 심사는 디지털 심사장에서 스크린을 통해 진행되는 시스템이다.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혁신적인 시도로, 건축계 관계자들에 의하면 4차 산업시대를 맞이하여 건축설계가 고부가가치 지식서비스산업으로 나아기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변화라는 평이다.
디지털 공모의 최대 강점은 참여 건축가들의 시간적, 비용적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A1~A0 사이즈의 대형 패널과 설계 설명서 등의 필수 제출물을 제작하는 데만도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이 들어갔던바. 게다가 작품 제출을 위해 서울을 직접 방문해야 했으므로 시간적인 부담도 적지 않았으며, 우편으로 작품을 제출해야 하는 경우에는 작품 훼손이나 배송 지연 등에 대한 우려도 감수해야만 했다. 시 역시 많게는 수백 개의 패널을 접수‧보관‧운송‧설치하는 비용과 인력 부담이 컸던 실정이었는데, 디지털 공모의 시행으로 이 같은 불필요한 부담은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본격적인 디지털 공모 시행에 앞서 서울시는 지난 6월 돈의문박물관마을 안내소 건물 지하에 140m2 규모의 ‘디지털 심사장’을 조성하고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수락산역 인근의 ‘어울림체육센터’, 홍릉 ‘서울바이오허브 글로벌협력동’ 등 지금까지 총 7건의 설계 공모에 대한 심사가 이곳에서 이뤄졌으며, 지난 12일에도 55인치 디지털 패널 20개와 대형 스크린을 보며 작품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서울사진미술관 건립 설계공모’의 1차 심사가 진행됐다.
시는 디지털 공모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하여 설계공모 전문 홈페이지인 ‘프로젝트 서울’도 고도화했다. 참가자들이 홈페이지에 작품을 업로드하고 심사위원들이 홈페이지와 연결된 프로그램 안에서 투표를 하면 자동집계가 이뤄지며, 심사평까지도 바로 업로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태형 서울시 도시공간개선단장은 “시민에게 열린 공개심사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한 설계공모를 정착시킬 뿐 아니라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 벤치마킹하는 설계공모 시스템을 구축해나가겠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전했다.
디지털 심사로의 전환이 국내 설계공모 문화 혁신을 선도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자료제공 / 서울시 도시공간개선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