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동 단독주택
에디터 현유미 부장 글 황혜정 편집 김예진
자료제공 BCHO 파트너스
북한산 자락에 위치한 대지 하단은 좌우로는 건물로 뒤쪽으로는 석축으로 둘러싸여 있다. 기존의 대지 레벨에서는 자연 환기나 채광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지붕 하부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지붕은 두 겹으로 이루어진다. 비는 막고 빛은 통과시키는 투명한 폴리 카보네이트와 빛이 부서지는 듯한 효과를 선사하는 금속망이다. 두 개의 레이어를 통과해 내부로 깨져 들어온 빛으로 인해, 지붕 아래에서도 마치 숲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건물을 거쳐 도시 방향으로 빠져나가는 숲의 시원한 공기를 자연스럽게 내부로 끌어들임으로써 자연 환기에 불리했던 대지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하였다.
지붕 아래, 3층은 널찍한 데크와 작은 방 하나로 이루어져 있다. 데크는 벽 없이 지붕으로만 덮인 반 외부 공간인데, 이곳에서는 북한산의 풍경을 파노라마로 즐길 수 있다. 국내외에서 다양한 사업을 경영 중인 건축주는 이렇게 탁 트인 외부 공간에서 미팅이나 회의를 한다면 일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결과도 좋아질 것이라 기대했다. 옥상에 마련된 작은 방은 이렇게 다양한 용도로 이용되는 캐쥬얼한 휴식 공간 겸 작업 공간이다.
공간을 배치하는 데는 부부와 두 명의 자녀로 구성된, 건축주 가족의 특성과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였다. 부부 침실과 두 자녀의 침실은 모두 2층에 자리한다. 세 개의 방은 전면의 긴 데크를 공유하게끔 나란히 배치되어, 어느 방에서든 북한산 자락의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앞으로 오랫동안 이 집에서 삶을 이어갈 부부의 침실에는 별도의 욕실을 두었으며, 추후 확장 가능성을 고려해 작은 방 사이의 벽은 비내력벽으로 계획하였다.
주요 구조는 철근콘크리트조이며 외단열로 실내에서 콘크리트 노출이 가능하였다. 구조를 활용해 인테리어까지 해결함으로써 내부 마감재는 최소화할 수 있었다. 외단열 방식, 그리고 외부에 설치된 스크린으로 인해 열효율을 높여 지속 가능한 주택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작품명: 구기동 단독주택 / 위치: 서울시 종로구 구기동 226-37 / 설계: BCHO Partnerts (조병수) / 감리: CNO / 용도: 주거 / 대지면적: 274m² / 건축면적: 101.2m² / 연면적: 275.70m² / 건폐율: 36.93% / 용적률: 100.99% / 규모: 지상 3층, 지하 1층 / 구조: 철근콘크리트 / 완공: 2018 / 사진: 세르지오 피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