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컬쳐밸리 썬큰광장
에디터 현유미 부장 글 전효진 차장 편집 김예진
자료제공 우리동인건축사사무소
송파구 문정동은 강서구 마곡동과 더불어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미개발지로 불리던 곳이다. 서울 동남부 시 경계에 위치한다는 입지적 장점이 있지만, 일대가 그린벨트로 지정돼 있던 탓에 전혀 개발되지 못했었다. 2000년대 중반 그린벨트가 해제되고 서울도시주택공사가 문정역 일대 약 55만m²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하면서, 문정동은 수도권 동남부의 관문이자 송파권 최대의 업무지역으로 거듭나게 됐다. IT, BT 등 첨단 산업을 주축으로한 미래형 업무단지가 조성되었고, 서울동부지방법원과 검찰청, 구치소와 법무부 부속 시설 등이 모여있는 대규모 법조단지도 들어섰다. 2018년에는 문정지구의 랜드마크이자 지역 활성화의 촉매제가 될 문화 및 휴식 공간, ‘문정컬쳐밸리’가 완공됐다.
대지는 문정역 앞 광장에서부터 법원까지 동서방향으로 길이가 400m에 달한다. 동쪽의 지하철역 너머로는 폐철도를 재활용한 공원이 자리하며, 서쪽에는 탄천이 흐른다. 남쪽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유통단지가 조성돼있고, 북쪽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아파트 단지와 마주한다. 따라서 문정컬쳐밸리는 동서 방향의 녹지 축과 남북 방향의 도시 축을 반영. 도시 군락을 이어내며 구도심이 가진 활기를 자연스럽게 퍼뜨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문정컬쳐밸리는 네 구역으로 나뉜다. 동쪽 끝, 문정역 바로 앞에는 선큰형 주광장이 있다. 큼직한 주변 건물 규모만큼 넓은 광장으로, 본래 도시 조직에서 유발됐던 흐름이 이어진다. 주광장 옆, 도로와 바닥 레벨이 같은 지상층에는 진입광장이 있다. 그 안으로 들어선 뒤, 계단식 스탠드를 거쳐, 지하의 주광장으로 다다르게 된다. 원형극장을 연상케 하는 스탠드는 지하와 지상을 연결하는 수직 통로이자 광장에서 벌어지는 각종 이벤트에 대응할 좌석으로써 역할한다.
주광장을 지나면 선형 지하 광장이 두 개 연속해서 등장한다. 각 구역에는 땅에서 저절로 융기된 듯한 협곡을 닮은 구조물이 하나씩 놓여있다. 광장의 상징성을 지닌 폴리들은, 안내소, 전시관, 북카페 등으로 쓰이며, 기다란 줄기를 따라 흐름을 전개해낸다. 또한, 곳곳에는 보행교, 엘리베이터, 계단, 램프 등 일정 간격으로 통행로를 설치하여, 지상과의 단절을 최소화했다.
흔히 광장을 도시의 심장이라 부른다. 모두에게 열려 있으며, 집단활동을 유발하고, 그 경험들이 도시를 더욱 활기차게 만들기 때문이다. 문정컬쳐밸리는 입체적인 구조와 복합적인 역할을 기반, 새로운 도시 조직이 되어 끊임없이 움직임을 끌어낸다. 언젠가 이곳에 축적될 장소성이 기대되는 이유다.
작품명: 문정컬쳐밸리 광장 / 위치: 서울시 송파구 문정동 350번지 일원 / 설계: 우리동인건축 / 용도지역: 도시지역 / 주 용도: 광장 / 대지면적: 270,600m² / 건축면적: 1,010.88m² / 연면적: 3,916.43m² / 규모: 지하 1층, 지상 4층 / 구 조: 철근콘크리트구조 / 건축주: 서울주택도시공사 / 설계공모: 2013 / 완공: 2018 / 사진: 김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