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안커피
에디터 전효진 차장 디자인 한정민
자료제공 와이즈건축사사무소
부산시 동래구 수안동에 위치한 수안커피는 제품을 연구·개발하는 공간이자 원두를 로스팅하고 판매하는 공간이다. ‘커피를 다양한 관점으로 즐긴다’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커피와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대상지는 한적한 교외 지역, 남쪽과 동쪽으로 도로를 접한 삼거리의 모서리 땅이다. 2층 정도의 낮은 건물들과 10m 높이의 목욕탕 굴뚝, 200년 동안 마을을 지켜온 보호수가 어우러진 주변 풍경은 커피 한잔을 두고 여유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오직 커피에만 집중하겠다는 수안커피의 철학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완벽한 형태인 원형의 건축으로 구현되었다. 2층 규모의 건물은 투명한 유리 원통과 알루미늄 밴드로 이뤄져 있다. 저층부의 유리 원통 바깥쪽을 알루미늄 밴드가 감싸고 있는 구조다. 알루미늄 패널 80개를 연결해 만든 원형 밴드는 땅에서 살짝 띄워져 있어, 어느 방향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인식된다. 모서리 땅에 이렇게 자리한 건물은 다양한 장면을 만들어내며, 단조롭던 삼거리의 풍경을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유리 원통과 알루미늄 밴드 사이에는 야트막하게 경사진 램프가, 램프 바깥쪽에는 아담한 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정원 풍경을 즐기며 경사로를 걷다 보면, 어느새 건물 안에 다다르게 된다.
지름 22m, 층고 5m의 반원형 공간인 1층은 접객 공간 겸 운영 공간이다. 수안커피의 철학과 커피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는 체험 공간, 상품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로스팅룸, 직원 사무실과 접객 회의실 등이 있다. 성격이 다른 두 영역은 위생과 안전을 위해 분리했으나, 투명한 유리벽을 이용한 덕분에 시각적으로는 마치 하나의 공간처럼 보인다. 또한, 350mm 굵기의 가느다란 기둥 8개가 1층에 존재하는 유일한 수직 구조체라, 원형 공간의 특별한 공간감도 만끽할 수 있다.
2층에는 생두를 최적의 상태로 보관하기 위한 항온항습 창고와 직원들을 위한 서비스 공간이 자리한다. 두 영역은 복도를 사이에 두고 배치되는데, 창고의 솔리드한 벽과 직원 공간의 통유리 벽은 물성의 대비를 이루며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공간 구성을 보여준다.
이렇듯 수안커피는 접객, 연구, 보관 등, 기능에 따라 명확하게 영역이 나눠져 있지만, 시각적 연계와 자체적으로 운영되는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하나의 공간으로 인식된다.
작품명: 수안커피 / 위치: 부산광역시 동래구 수안동 108-5번지 / 설계: 와이즈건축사사무소 / 디자인팀: 김성호, 이복기, 조현범 / 지역지구: 일반상업지역, 방화지구 / 구조설계: ㈜서울구조 / 기계설계: ㈜민성엔지니어링 / 전기설계: ㈜우림전기 / 시공: ㈜제효 / 건축의뢰인: ㈜수안커피컴퍼니 / 용도: 제2종 근린생활시설 /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철골구조 / 외부마감: 알루미늄 밴딩패널, 저철분 곡면로이복층유리 / 내부마감: 아크릴페인트, 알루미늄 패널, 알루미늄루버 / 대지면적: 952.00m² / 건축면적: 543.25m² / 연면적: 548.24m² / 층수: 지상 2층 / 설계기간: 2016.7~2017.4 / 시공기간: 2017.8 ~2018.3 / 사진: 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