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은집
에디터 전효진 차장 글 황혜정 편집 한정민
자료제공 플라노건축사사무소
도로를 향해 햐얗게 등지고 앉은 집은 인접한 집들과 도로로 사방이 둘러싸인 모퉁이 땅에 자리한다 굽어 있는 대지의 모양을 따라 ㄱ자 형을 하고 . 안쪽에 마당을 품고 있다. 마당은 외부와 단절된 집이 외부와 호흡하는 큰 통로이자 중심이다. 집의 여백과도 같은 이 공간은 반 외부 공간이나 더 들어가 내부 공간과 이어진다. 덕분에 집은 여백에서 시작되는 공간의 중첩과 확장으로 인해 실제보다 더 풍부하게 구성되고 있다.
ㄱ자 내부 공간이 외부 공간인 1층의 마당과 2층의 베란다를 안고 있는 형상으로, 마당은 집 가장 안쪽에 자리잡고 있어 도로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이 마당을 따라 1층의 공용 공간인 거실과 식당이 길게 배치되어 있다. 폴딩 도어를 열면 마당은 게스트룸까지 깊숙이 확장되어 게스트룸-거실-마당으로 이어지는 깊은 공간감을 보여준다.
마당은 또 수평적으로는 주차장으로 이어지고, 수직적으로는 2층 베란다로 연결된다. 주차 공간과 마주치는 영역에서는 처마가 있는 마당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남향 마당을 조망하는 2층 베란다에서는 시각적으로 극대화된 개방감을 경험할 수 있다. 마당의 크기가 15평 남짓하지만 이처럼 수평 및 수직적으로 시야가 확장되고 있기 때문에 실제보다 큰 공간감이 만들어진다. 베란다와 연결된 2층 복도와 가족실은 하루 종일 해가 잘 드는 환하고 따뜻한 영역으로, 개별 공간들의 구심점이 된다. 동시에 널찍한 데크와 연결되어 있어서 실질적으로는 더 넓게 사용 가능하다.
도로에 등을 지고 있는 구조임에 틀림없지만, 입면 디자인을 통해 외부와의 소통과 호흡을 꾀하고 있기도 하다. 사생활 침해가 우려되는 도로변의 개구부에 사선 요소를 사용하여 최소 면적으로 최대 채광을 확보하고 있다. 사선 벽은 외부 현관에도 적용되어, 도로를 향해 열려 있는 모습이지만 깊이감을 심어 주어 진입부의 프라이버시를 지키고 있다. 2층 침실과 계단실 사이의 베란다는 맞은편 집으로부터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 각 실의 환기와 채광을 돕는다. 도로 모퉁이 변의 사선 지점에 계단실 등의 실을 배치하여 땅의 모양을 최대한 활용한 점도 눈여겨 보게 된다.
작품명: 안은집 / 위치: 경상남도 진주시 충무공동 / 설계: 플라노건축사사무소 / 책임 건축가, 책임 디자이너: 박민성, 이원길, 김근혜 / 시공: 반도건설 / 구조설계: 일맥구조 / 조경: 심다 / 용도: 단독주택 / 건축 형태 분류: 신축 / 대지면적: 236.5m² / 건축면적: 138.7m² / 연면적: 196.48m² / 건폐율: 58.64% / 용적률: 83.08% / 규모: 지상 2층 / 구조: 철근콘크리트 / 외부마감재: 외단열미장마감 / 내부마감재: 친환경페인트, 강마루, 타일 / 완공: 2021 / 사진: 최용준; 플라노건축사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