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왕산세계지질탐방안내센터
에디터 전효진 차장 디자인 한정민 글 황혜정
자료제공 가을건축사사무소
기암절벽을 배경으로 그 자태가 오롯하다. 병풍처럼 둘러져 있는 산세 품에 꼭 안긴 형태이기도 하다. 초입에 서서 가장 먼저 손님을 맞이하는 산의 얼굴답게 그 표정에 산의 이모저모를 담아 인사를 건네는 듯하다.
새롭게 준공된 주왕산 탐방 안내소다. 해발 721미터의 주왕산은 우리나라 3대 암산 중 하나로 태백산맥의 남단에 위치한다.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러 있다고 하여 석병산이라고도 불렸고, 신라말에 중국 당나라 주왕이 은거하던 산이라 하여 주왕산으로 불리게 되었다. 2017년 5월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되었으며, 기암 단애를 비롯해 주방천 페퍼라이트, 연화굴, 용추 협곡, 용연 폭포, 급수대 주상 절리 등 지질 명소들이 산재된 곳이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에 신비로운 분위기로 등장하는 연못 ‘주산지’ 또한 주왕산이 품고 있다.
신축된 탐방 안내소는 기존 건물 뒤편에 자리했지만 기존 시설이 철거되면서 제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고 있다. 건축물의 면적에 비해 부지가 넓은 편이어서 1층으로 구성된 여러 개의 건물을 엮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덕분에 인근의 주거 공간들과 대지를 둘러싼 자연을 전혀 방해하지 않으며 주어진 자리에서 제 역할을 감당한다.
관리 사무동, 탐방 안내 주전시실, 지질 전시실, 고목 전시실, 기암 조망실로, 건물은 크게 5개 동으로 나누어져 있다. 각각의 건물은 U자 형태를 하고 서로 엮여 있는 모습이다. 탐방 안내 주전시실은 건축 뒤로 높다란 병풍처럼 자리하는 기암을 담아 낸다. 열을 맞추어 서 있는 내부의 많은 기둥들은 숲이 상징화된 건축 요소다. 전면 유리창을 관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이 이들 기둥과 만나면서 내부에 연출되는 광경은 주왕산을 한눈에 보여 주고자 하는 전시 내용을 돕는 공간적 장치가 된다.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공간, 특히 산 한가운데 있는 듯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빛으로 환한 이 영역을 지나고 나면 마치 지하 공간처럼 느껴지는 공간을 만나게 된다. 지질 전시실이다. 지질의 다양한 암석들이 전시되도록 계획된 공간이지만 아쉽게도 이루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지질 전시실을 지나면 주산지가 소개되고 있는 고목 전시실을 만나게 된다. 주산지의 물과 하늘의 신비한 광경이 표현되도록 미러와 천창이 계획되어 있다. 주왕산을 대표하는 기암을 조망할 수 있는 전시 공간을 마지막으로 거쳐 다시 관리 사무동으로 나오는 구조다.
주 재료로 사용된 짙은 회색의 노출콘크리트는 단단한 암석으로 이루어진 주왕산을 넉넉하게 담아낸다. 황동색의 아노다이징 알루미늄 패널 역시 산과 숲이 지니는 색감과 자연스럽고도 오묘하게 어우러진다. 섬세하고 세련된 디테일보다는 크고 단단한 산이 보이는 공간이다. 산의 사계절과 숲의 색감과 태양빛을 머금은 채 덤덤하고 우직하게 서 있는 또 하나의 암석이다.
작품명: 주왕산세계지질탐방안내센터 / 위치: 경상북도 청송군 주왕산면 상의리 295 / 설계: 가을건축사사무소(채가을) / 설계팀: 윤유리, 황현태 / 실시설계: 건축사사무소마당(서준호) / 시공: 주.흥화건설 / 구조설계: 도원E&C(박성무) / 전시설계 및 시공: 주.엑스오비스 / 조경설계: 오픈니스(최재혁) / 전기설계: 주.원이엔씨(임형관) / 기계설계: 주.이앤에스(김재철) / 건축주: 환경부(국립공원공단주왕산국립공원사무소) / 용도: 문화 및 집회시설 / 대지면적: 7,428.00m² / 건축면적: 1,111.19m² / 연면적: 1,307.85m² / 건폐율: 14.96% / 용적률: 17.61% / 규모: 지하 1층, 지상 1층 / 높이: 8.6m / 주차: 9대 /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 외부마감: 노출콘크리트, 아노다이징 알루미늄판넬, AL커튼월 / 내부마감: 노출콘크리트, 마천석, 석고보드 / 설계기간: 2019.4.2~2020.3.8 / 시공기간: 2020.3.25~2021.12.22 / 사진: 남궁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