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을 1985년 건축 당시 모습으로 복원한다고 밝혔다. 경복궁역은 장충동 경동교회, 올림픽주경기장, 주한프랑스대사관 등을 남기며 20세기 한국 근대 건축사를 장식한 건축가 김수근이 유일하게 작업한 지하철 역사로, 문화적‧건축적 가치를 인정받는다. 이에 본 사업을 진행함으로서 역사가 지닌 가치를 최대한 보존하고, 시민들의 문화 공간으로 되살릴 계획이다.
건설 당시 경복궁역의 이름은 중앙청역이었다. 석조전을 주제로 화강석 마감과 아치형 천장, 십자생 벽화 등을 활용해 고유한 전통미와 웅장한 건축미를 드러낸 공간은, 건설된 해에 우수 건축물에 수여하는 한국건축가협회상을 받았다. 30년이 지난 2018년에는 서울 미래유산으로도 지정되어 서울시 보존 가치가 있는 근현대 유산으로 자리매김했다. 교통 기반 시설을 뛰어넘은 문화 시설로서, 지하 역사로는 최초로 문화역사 차원의 보존 관리 대상으로 지정된 것이다.
최근까지 역 내부는 인접한 고궁 문화재, 박물관을 고려해 미술품을 진열하는 메트로미술관으로 활용되었다. 과거 전시 기간 중엔 대합실을 우회해야 했기에 통행이 자유롭지 않았는데, 올해 상반기 중 대합실 내에 설치된 메트로미술관 시설물을 철거하면서 개방감을 줄 계획이다. 특정 기간에 통행이 제한되는 불편을 해소하고, 활용도 높은 공간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문화 보존적 가치가 큰 경복궁역을 이번 기회에 원형으로 복원하여 시민 품으로 돌려보내게 되었다”라며 “서울 미래유산으로서 경복궁역을 재조명하고 동시에 시민 안전과 편의도 증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