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이 2024년 주요 전시 계획을 발표, 올해 기관의제를 ‘연결’로, 전시의제를 ‘건축’으로 설정했다.
기관의제 ‘연결’은 디지털을 기반한 초연결 사회, 인간과 비인간 행위자의 네트워크 등 동시대 연결을 다층적으로 살펴보려는 목적에 더불어, 여러 주체가 연결되는 플랫폼으로서 미술관의 역할을 확장해보려는 실험적인 의도를 함축한다. 전시의제 ‘건축’은 물리적 구축 너머 인간과 사회 간의 관계성, 이주 문제, 공동체와 지역 사회 등과 접목된다. 특히 지속가능한 미술관과 유기체로서의 건축에 대해 여러 갈래에서 적절한 논의를 전제한다.
‘연결’과 ‘건축’이 2024년 의제로 등장하기 앞서 서울시는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 권리를 제공하고자 꾸준히 신규 미술관, 박물관을 조성해왔고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소문관 리모델링 사업과 더불어 2개 분관을 추가 조성하면서, 서울 전역 9곳에 위치하는 거점 시설을 결합, 연계해 그 역할을 확장하려는 계획이다. 본관과 분관, 그 외 시설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관람객, 미술관, 작가가 함께 이끌어가는 ‘서울형 다중심 네트워크 미술관’을 조성하려는 것이다.
계획 추진에 따라, 서소문본관을 비롯하여 북서울미술관, 남서울미술관, 미술아카이브에서 다양한 전시와 입체적인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건축’을 다룬 첫 전시로, 영국 건축 거장 노먼 포스터Norman Foster의 ‘노먼 포스터’가 서소문본관에서 개최된다. 4월 25일부터 7월 21일까지 진행되는 전시는 노먼 포스터가 설계한 미술관을 포함해 문화 시설과 공공 건축을 집중 조명한다. 서울시립미술관과 포스터 앤 파트너스Foster + Partners가 공동 기획, 주요 프로젝트를 기반하여 1960년대부터 지속가능한 건축 개념을 연구해온 노먼 포스터의 철학과 그가 사유하는 미래 건축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서소문본관에서 열리는 또 다른 건축 전시로는 김성환 작가의 국내 국공립미술관 첫 개인전, ‘김성환 개인전’이 있다. 작가가 2017년부터 이어온 다중 연구 프로젝트 ‘표해록’의 세 번째 신작 비디오에서는, 경성, 서울, 하와이 등 근대 한국의 이주 지역에 내재한 다층적인 이야기가 건축 공간과 디자인 요소로 비추어진다. 그 과정에서 건축은 디자인, 퍼포먼스, 비디오와 함께 서로 변주하면서 이주 서사에 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해당 전시는 12월 19일 개최되어 내년 3월 30일까지 관람 가능하다.
그 밖에도 서소문본관은 4월 건축 주제전 ‘시공 시나리오’, 8월 SeMa 공용공간 프로젝트 ‘커플링’을 개최할 예정이다. 남서울미술관에서는 4월 건축 주제전 ‘만나서 반갑습니다’와 11월 건축 영상전이, 북서울미술관에서는 유휴공간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2024년은 서울시립미술관이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방법론을 탐구하고 예술적 실천으로 풀어가는 한 해가 될 것이다. 그 행보에 발맞추어 다각도로 등장할 ‘건축’ 담론이 기대된다. 자료제공 / 서울시립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