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지민 기자
이제 막 홀로서기를 한 신진 건축가들에게 자신의 이름과 작품들을 세상에 알릴 수 있는 기회의 장, ‘젊은 건축가상‘의 2019년도 수상자가 발표됐다. 건축공방박수정, 심희준, 주.아이디알건축사사무소(IDR Architects)이승환, 전보림, 푸하하하프렌즈윤한진, 한승재, 한양규, 총 3팀 7명이 그 주인공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사.새건축사협의회, 사.한국건축가협회, 사.한국여성건축가협회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젊은 건축가상’은 우수한 신진 건축가를 발굴, 양성하고자 2008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젊은 건축가들이 초창기에 겪는 현실적인 한계를 좀 더 쉽게 극복하고, 좋은 환경에서 작업에 정진하여 차세대 건축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상이다. 선정 건축가에게는 문체부 장관상을 수여하고, 작품 전시회 개최와 작품집 발간, 국내외의 건축 행사 참여 등 다양한 기회가 주어진다.
젊은 건축가상은 건축사 자격증을 취득한 만 45세 이하의 건축사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올해에는 작년 대비 10여 팀이 늘어난 총 43팀이 지원했다.
1차 서류심사에서 8팀이 선정됐으며, 6월 5일에 열린 2차 공개 심사에서는 팀별 시청각발표와 심사위원 토론을 거쳐 최종 수상자가 가려졌다. 이 자리에는 심사위원장 김승회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를 비롯한 4명의 심사위원(김 헌어싸일럼, 조민석매스스터디스, 문훈문훈발전소, 최성희최-페레이라 건축), 운영위원, 건축 관련 단체 전문가와 일반인 등이 참석했다. 심사진은 준공된 건축물과 공간 환경의 완성도, 건축가로서의 문제 의식과 문제 해결 능력 뿐만 아니라, 건축에 대한 진정성과 앞으로의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올해 수상자들에 대해 심사진은 “지역이나 사회에 대한 애정이나 배려 의식을 갖고 있고, 사적인 이론이나 개념이 어떻게든 온기를 지닌 채 타자와 관계를 맺는 방식이 두드러지며, 또 지나친 작가 의식이나 자기 복제에 대한 엄격히 경계하고 있는 등” 공통된 특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박수정과 심희준이 이끄는 건축공방은 철학적이고 합리적 사고를 동반한 작업을 위해 토론과 대화를 중요시하며, 일상의 건축에 대해 고민한다. 대표작으로는 ‘아키워크샵 재단ArchiWorkshop Foundation‘, ‘연희동 글램핑 파빌리온’, ‘바다바람’ 등이 있다. 심사진은 “첨예한 현실 속에서 법적·기술적 매듭과 난제를 효율적으로 풀어내어야 하는 일상의 건축 행위는 물론, 거시적 스케일의 도시 재생을 다룬 구상부터 랜드 아트, 설치미술, 환경조형작업, 산업디자인의 영역에 파고드는 모바일 구조물, 가구 등에 이르는 광역대를 오가는 모습이 거의 독보적”이라고 평가를 내렸다.
주.아이디알건축사사무소IDR Architects의 이승환과 전보림은 예술과 문화, 과학 등 다양한 분야와 건축의 접점을 찾아 이를 건축에 녹여내는 작업에 관심을 갖는다. ‘언북중학교 다목적강당’, ‘압구정초등학교 다목적강당’, ‘매곡도서관’ 등의 작업을 통해 공공건축이 본질적으로 지닐 수 밖에 없는 많은 제약과 한계를 사용자 중심의 사고로 해결하려는 유연한 작업 방식을 선보인다. 이들은 “귀중한 예산을 투여하여 기획되는 수많은 공적인 프로젝트들 대부분이 사후 그 성격이나 효용성을 잃고, 자칫 익명의 도시 배경 정도로 남게 마련인 점을 생각하면, 아이디알의 유연한 작업 패턴은 심사진들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한진, 한승재, 한양규, 세 명의 건축가가 함께 하고 있는 푸하하하프렌즈는 ‘성수연방‘, ‘어라운드 사옥’, ‘제주 삼양동주택’ 등의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또래의 건축가들로 구성된만큼 이들의 작업에는 의욕 넘치는 세대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순수성, 열정, 패기 등이 여과 없이 나타난다는 평을 받았다. 심사진은 “이른바 ‘엘리트 의식’이 우선적으로 배제되고, 어떠한 차용이나 복제 또한 보이지 않는다. 단지 장소나 주어진 여건에 근거해 해법을 펼치고 있다. 건축가의 사적인 기념물로 남기 쉬운 성격의 작업에서도 궁극적으로는 기존의 표정을 잃은 커뮤니티에 대한 배려와 재생 가능성에 전적으로 눈길을 둔 결과물을 안착시키고 있다. 이에 올해의 주목할 만한 건축가로 선정하게 되었다”며 선정 배경을 밝혔다.
오는 9월, 서울에서 열리는 ‘2019 대한민국 건축문화제’에서 시상식과 작품 전시회가 마련될 예정이다. 미래 한국 건축을 이끄는 주역이 될 신진들의 작업들을 감상하며, 건축 흐름을 읽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해보는 자리가 될 것이다. 자료제공/문화체육관광부